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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공로연수 둘러싼 대구 시민단체-공무원노조의 공방전…왜?

중앙일보 2017.07.31 15:04
대구시청 전경.[사진 대구시]

대구시청 전경.[사진 대구시]

 
"공직자 공로연수는 조기 승진 잔치를 위한 '인사 당겨쓰기'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시민단체 "인사적체 해소 위한 구시대적 제도"
여성 공무원에게 공로연수 강요했다는 주장도
공무원노조 "공직자 명예 심히 훼손하는 발언"

"시민단체가 대구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대구공무원노동조합)
 
공직자가 정년퇴직을 6개월에서 1년 남겨두고 실시하는 '공로연수'를 둘러싸고 대구 시민단체와 공직사회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공직사회가 이 제도를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고 세금 낭비도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구시는 공로연수가 지닌 목적과 선순환적(善循環的) 의미가 있다고 반박한다. 지역사회에서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가 서로 성명을 주고 받으며 충돌하는 것은 이례적 상황이다.
 
1993년 도입된 공로연수는 퇴직을 앞둔 공직자가 사회 적응 준비를 하는 기간을 주기 위해 출근을 면제하는 제도다. 이 기간 동안 공로연수에 나선 공무원은 일부 수당을 제외한 보수 전액을 지급받는다. 공무원 신분도 유지된다.
 
최근 대구 시민단체들은 공로연수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로연수 제도 자체가 세금 낭비라고 주장한 것은 물론 대구시가 인사적체를 해소하고자 공로연수를 원하지 않는 여성 공무원에게 이를 강요했다는 구체적 증언이 있다고도 했다.
출근하는 공무원들. [중앙포토]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출근하는 공무원들. [중앙포토]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우리복지시민연합은 31일 "공로연수는 해당 공무원의 희망이나 동의가 필수지만 대구시는 해당 공무원에게 조직적이고 반강제적으로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도입의 취지와 목적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구시대적 제도로 전락했고 현재는 공로연수로 생긴 결원에 대한 후배공무원의 승진을 위한 '인사 적체 해소'가 주목적이 됐다"며 "대부분의 대상자들이 공로연수를 선택하는 이유는 공로연수가 공직사회의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서다"고 지적했다.
 
대구경실련과 대구여성회도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에게 공로연수는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공로연수는 정년퇴직 이전에 떠밀리듯 조기에 강제 퇴직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급여를 받는 것은 떳떳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들은 대구시가 공로연수에 동의하지 않은 여성 공무원에게 조직적인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여성공무원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팀장은 공개된 사무실에서 공로연수를 강요하고 과장은 직위해제를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국장 등 고위공무원들도 공로연수를 압박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는 반발했다. 대구공무원노조와 새공무원노조, 대구민주공무원노조,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부 등 4개 공무원노조는 31일 "성명의 내용만으로 보면 대구시의 공무원들이 마치 수준 이하의 시정잡배나 다름없다는 식의 여론 몰이를 하고 있으며 '강요와 왕따'라는 식의 표현으로 대구시 공직자의 명예를 심히 훼손하는 발언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시민단체가 낸 성명의 철회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경북 한 지자체 청사 사무실.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중앙포토]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경북 한 지자체 청사 사무실.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중앙포토]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이들은 "시민단체의 성명에서 구체적인 사실처럼 묘사한 내용들이 과연 어느 정도의 사실에 기인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오히려 한쪽의 일방적 외침에 사실 여부와 현실은 외면하고 오직 공무원 사회를 비난하기에 급급한 것처럼 보여줌으로써 시민단체 본연의 의무와 기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공로연수와 관련한 사항은 인사행정의 한 부분으로서 고위직이나 간부 등 특정인들에 의해 지배적 위치를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공로연수가 갖는 본래의 목적과 그 간의 선순환적 의미로 보면 두 단체가 말하는 '대구시의 조직문화가 전근대적이고 조악하다'는 표현은 너무나 진부한 주장"이라고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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