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규 이노베이션 랩장
미스터피자의 창업주는 갑질과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성추행 혐의로 고개를 숙였다. 한때 커피 프랜차이즈 열풍을 일으킨 ‘커피왕’은 사업 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프랜차이즈의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에서 탈퇴한 가맹점주는 본사의 보복 출점 등에 낙담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상당수 프랜차이즈는 수익성이 없어 ‘노후자금 갉아먹는 직장 은퇴자의 무덤’이란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도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맥도날드 같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적잖은 미국도 이 비율이 3% 정도다. 140만 명의 산업 종사자와 그 가족을 고려하면 10명당 1명은 프랜차이즈와 관련 있는 셈이다. 가맹점은 하루 평균 115개가 문을 열고 66개가 문을 닫는다. 제조업 정체기에 들어가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가 쉽사리 생기지 않다 보니 인생 이모작을 하려는 중장년층이 자영업형 프랜차이즈로 몰리게 된다.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 없이 매뉴얼대로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본사 말에 혹하다 보니 갑질이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프랜차이즈 제도 정비는 한계가 있다. 길게는 산업 패러다임을 바꿔 어떻게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근본 해법이다.
김창규 이노베이션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