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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도, 30㎞ 속도로 가다 서다 … 미시령터널은 텅텅 비어

중앙일보 2017.07.31 01: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 29일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이 동서고속도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원도 홍천군 내촌~서석터널 구간에서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박진호 기자]

지난 29일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이 동서고속도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강원도 홍천군 내촌~서석터널 구간에서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박진호 기자]

지난 29일 오후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서울~양양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 화촌1터널 앞. 고속도로 전광판에 ‘내촌~서석터널 7㎞ 정체’ ‘동홍천~속초 120분, 국도 44호 우회 85분’이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개통 이후 한 달, 지역 간 희비
속초·양양 지역 해변 찾은 관광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만 증가
홍천·인제 주민은 장사 안돼 울상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동서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차들이 30㎞ 내외의 속도로 거북이 운행을 했다. 특히 홍천 내촌면 인근에선 차량이 한동안 멈춰 서는 등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휴게소는 주차공간이 없어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어렵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 동서고속도로가 개통한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새로 개통한 고속도로로 차량이 몰리면서 지역 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동서고속도로가 끝나는 양양과 속초는 관광객이 늘면서 한껏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이날 속초해변은 흐린 날씨에도 피서객들이 몰려 공영주차장마다 ‘만차’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주차공간을 찾는 데만 1시간이 걸렸다. 속초해변 앞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춘석(63)씨는 “이달 초부터 속초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 평일엔 없었던 교통체증이 가는 곳마다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동서고속도로를 통해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속초 지역 해변을 찾은 피서객은 103만4890명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만8675명과 비교할 때 29.6%(23만명) 늘었다. 양양지역 해변 역시 70만7822명으로 지난해 45만3110명보다 56.21%(25만 명)나 늘었다.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27일 한 달여간 서울∼양양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342만4779대로 집계됐다.
같은 날 인제군 북면 미시령터널 구간은 동서고속도로 개통 여파로 지나가는 차량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박진호 기자]

같은 날 인제군 북면 미시령터널 구간은 동서고속도로 개통 여파로 지나가는 차량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박진호 기자]

 
반면 동서고속도로 개통 전 속초·양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로 꼽혔던 미시령 동서관통 도로(미시령터널)의 통행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날 오후 기자가 3.69㎞의 달하는 미시령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지나가는 차량은 단 4대에 불과했다. 주말마다 긴 줄이 생겼던 요금소 역시 한산한 모습이었다.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따르면 1∼27일 미시령터널 이용 차량은 18만8927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만8815대와 비교해 58.8%(27만 대) 줄었다.
 
미시령터널을 포함하는 국도 44호, 46호를 지나던 차량이 급격히 줄면서 인제·홍천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20년 넘게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종선(69)씨는 “휴가철이면 하루 평균 40만~50만원은 팔았는데 요즘엔 5만원 팔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강원연구원과 정재연 강원대(회계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동서고속도로 개통 후 미시령터널 이용 차량이 크게 줄면서 이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강원도는 2036년까지 터널운영사에 최대 5000억원을 지불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인제·속초=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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