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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그 이후 , 후속 조치 내놓는 문체부와 문화예술계

중앙일보 2017.07.27 16:35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이하 블랙리스트) 사건은 문화예술계 현장은 물론이고 문화체육관광부 내부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문체부는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장관(조윤선 전 장관)이 구속 수감되는 불명예를 뒤집어 썼다. 27일 조 전 장관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김종덕 전 장관과 정관주 전 1차관은 각각 징역 2년형과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의 이같은 선고결과에 문화예술계는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1월 21일 조윤선 전 장관의 구속 이후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후속 조치와 이에 대한 문화예술계 반응을 정리했다.
 

문화예술인과 문체부 공동 참여하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31일 출범
문체부 장관과 문화예술인 공동위원장, 사건 경위 파악 및 백서 발간 등
우수문예지 지원사업 등 블랙리스트로 폐지 축소된 사업 6개 모두 복원
27일 법원선고는 문화예술계 반발 "감사원 감사에 이어 솜방망이 처벌"

 ◇진상조사위 출범=문체부와 문화예술인은 오는 3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를 출범하기로 27일 결정했다. 진상조사위 구성을 위한 TF는 이날 문체부 장관과 민간위원 1명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고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등 문화예술인 17명과 문체부 기획조정실장 등 문체부 직원 3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31일 출범할 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위 및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백서 발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진상조사위는 6월 19일 취임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사안이다. 도 장관은 “블랙리스트는 직권남용이고 형법위반인 동시에 헌법위반”이라며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주문한 바 있다. 진상조사위 구성을 위한 TF는 문화예술인 10명과 문체부 직원 5명이 참여했으며, 이날 회의까지 모두 4차례 열렸다.  
 
 ◇잇단 정상화 조치=문체부는 조 전 장관이 구속된 이후 지난 2월 문학ㆍ출판ㆍ연극 분야에 긴급 지원예산 85억원을 편성했다. 블랙리스트로 폐지ㆍ축소된 사업을 복원하고 침체한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체육기금에서 마련한 예산으로 문체부는 현재까지 모두 6개 사업을 복원했다.  
 지난해 폐지한 공연 대관료 지원사업(2015년 31억원 지원)과 특성화 공연장 육성사업(2015년 11억원 지원), 우수 문예지 발간사업(2015억 3억원 지원)은 각각 15억원, 11억원. 5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되살렸다. 10억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지원금이 깎인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사업은 9억2000만원을 지원하고, 독립영화관 지원사업과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은 사업방식을 바꿔 새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영열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블랙리스트로 폐지ㆍ축소된 사업은 일단 다 부활했다고 보면 맞다. 다만 예산을 급하게 마련하는 바람에 사업별 지원 액수는 줄었다. 내년에는 예산도 100%도 복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늘한 문화예술계=27일 법원의 선고결과에 문화예술계는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전반적으로 낮은 형량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조윤선 전 장관의 집행유예는 인정하기 힘들다”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재판에서 무죄라고 주장한 것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는 지난 6월 13일 감사원의 감사결과에도 반발한 바 있다. 문화예술계는 감사원이 444건의 지원 배제 사례를 확인했으면서도 징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국정농단과 관련해 문체부 직원 28명의 징계를 요청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문체부 직원과 산하기관장 9명은 경징계와 주의에 그쳤다. 특히 블랙리스트를 집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ㆍ영화진흥위원회 등 4개 산하기관장은 모두 주의 조치에 그쳤다. 문체부는 감사원이 경징계를 요청한 직원 중에서 가담 정도가 심한 직원 2명은 경징계에서 가장 높은 감봉 조치를 할 계획이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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