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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제스쳐, 관심끌기? 교란?

중앙일보 2017.07.27 14:45
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일(27일)을 계기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것이란 관측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2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미 연합감시 자산을 동원해 면밀히 추적 감시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송트럭이 지난 21일 (평북) 구성의 미사일 발사장에 도착했고, 북한은 통상 수송트럭 6일 이내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27일을 ‘D-데이’로 예상했다.

최근 미사일 발사대 이동 등 미사일 쏠 움직임 보이다 27일 조용
북한이 실제 쏘려 했으면 '빨치산식' 기습발사 했을 것이란 관측
무력시위, 한미간 이간, 언론 플레이 등 다양한 분석 나와
27일 현재 미사일 발사 예상 지역인 평북 지역 우천으로 연기했을 수 있어 군당국 촉각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려는 동향이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날 오후까지 북한은 잠잠하다. 다만, 북한이 지난 25일 함경남도 신포의 잠수함 조선소에서 SLBM 사출실험을 실시했다고 CNN이 전했다. 북한이 실시한 사출실험은 압력을 이용해 미사일을 공중으로 띄운 뒤 점화시키는 일명 콜드론치(cold launch·냉발사체계)로, 이달 들어 두 번째, 올들어선 세 번째라고 CNN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 실장은 “군은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북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4일 평북 구성 인근의 방현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4일 평북 구성 인근의 방현 지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3(보도일 기준)이후 보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미사일 발사대를 이동시키는 등 미사일 발사 동향을 보여 왔다. 또 5주년, 10주년 등 소위 꺾어지는 해인 ‘정주년(整週年)’에 대대적인 행사를 보여왔던 북한이 전과 달리 64주년인 이달 25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북한은 6·25전쟁을 승리했다고 주장)에 장병들을 모아 놓고 대규모 결의대회를 한 것도 특이 동향이다. 26일엔 박영식 인민무력상(국방부 장관 격)이 “미국이 오판할 경우 핵 선제타격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거사’를 치르려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정작 당일에는 잠잠한 모습이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할 수 있도록 노골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실제 도발보다는 관심을 끌기 위한 일종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에 대해 한·미·일·중·러 모두 재진입 기술에 의심을 품으며 평가 절하를 하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킨 측면이 강하다는 얘기다.  
 
또 한국이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역으로 군사적 행동을 취함으로써 한·미 간 간극을 벌이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대한의 대북 압박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한국 정부의 입장 차, 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둘러싼 한미 간 온도차를 활용한 일종의 이간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외교안보 부처 당국자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갈등이 생기면 협공을 피할 수 있고, 한국 측이 미국을 설득하면 북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북한이 계산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이 백화점식 대북 압박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대대적인 옥죄기에 ‘강경에는 초강경’이라는 이미지를 연출함으로써 여론을 돌리려는 차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것으로 예상했던 구성 지역에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연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사일 부품이 습도에 민감, 비오는 날에는 미사일을 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북한이 ICBM 개발이 끝나지 않은 만큼 조만간 추가 발사할 것이란 관측도 많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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