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군사 충돌 위기 당시
“수 백만명 죽일지 모른다는 부담에
핵사용 놓고 잠 못이루는 밤 이어져”
핵 보복 우려해 단념했다는 점 시사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
무샤라프는 “당시 파키스탄과 인도는 모두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지 않아 발사까지는 1~2일이 걸리는 상태였다”며 “핵탄두 장전 지시는 하지 않았다. 인도도 거기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양국 모두에서 핵 보복을 우려하는 심리가 작동했음을 일러준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차 핵실험을 각각 1974, 98년에 실시한 바 있다.
무샤라프는 파키스탄 핵 개발의 대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북한 등에 대한 핵 기술 유출과 관련해선 “핵 개발 관련 장치가 이란과 북한으로 유출됐다”고 거듭 확인했다. 무샤라프는 2006년 자서전에서 “미사일 전문가로 위장한 북한의 핵 전문가들이 칸 박사 연구실을 방문해 비밀 브리핑을 받았다”며 “칸은 북한에 거의 20기의 원심분리기를 넘겨주고 기술 지도도 해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