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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 "2002년 인도에 핵 공격 검토했다"

중앙일보 2017.07.27 14:31
페르베즈 무샤라프(73)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2002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 충돌 위기 당시 핵 공격을 검토했다가 단념했다고 27일 밝혔다. 핵보유국의 최고 지도자가 핵 사용 검토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인도-파키스탄 군사 충돌 위기 당시
“수 백만명 죽일지 모른다는 부담에
핵사용 놓고 잠 못이루는 밤 이어져”
핵 보복 우려해 단념했다는 점 시사

 2001~2008년 재임한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긴장이 고조됐던 2002년 핵 사용의 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핵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며칠째 잠을 잘 수 없는 밤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만 명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부담이 내 어깨에 걸려 있었다”고 회고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 

 이는 당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한 무샤라프의 공언이 외교적 제스처가 아니라 현실적 선택지였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풀이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2001년 12월 이슬람 과격파의 인도 국회의사당 테러 사건을 놓고 이듬해 10월까지 국경지대로 쌍방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군사적으로 대치했다.  
 
 무샤라프는 “당시 파키스탄과 인도는 모두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지 않아 발사까지는 1~2일이 걸리는 상태였다”며 “핵탄두 장전 지시는 하지 않았다. 인도도 거기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양국 모두에서 핵 보복을 우려하는 심리가 작동했음을 일러준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차 핵실험을 각각 1974, 98년에 실시한 바 있다.    
 
 무샤라프는 파키스탄 핵 개발의 대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북한 등에 대한 핵 기술 유출과 관련해선 “핵 개발 관련 장치가 이란과 북한으로 유출됐다”고 거듭 확인했다. 무샤라프는 2006년 자서전에서 “미사일 전문가로 위장한 북한의 핵 전문가들이 칸 박사 연구실을 방문해 비밀 브리핑을 받았다”며 “칸은 북한에 거의 20기의 원심분리기를 넘겨주고 기술 지도도 해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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