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류와 항공기 충돌…생태계 먹이사슬이 원인

중앙일보 2017.07.27 12:00
김포공항 관리공단 직원들이 버드스트라이크(새와 비행기의 충돌)를 막기 위해 활주로 주변 초지에서 공포탄을 발사해 새를 쫓아내고 있다. [중앙포토]

김포공항 관리공단 직원들이 버드스트라이크(새와 비행기의 충돌)를 막기 위해 활주로 주변 초지에서 공포탄을 발사해 새를 쫓아내고 있다. [중앙포토]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이른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공항 주변의 생태계 먹이사슬이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을 먹기 위해 곤충을 모여 들고, 이 식물과 곤충을 먹기 위해 작은 새들이 날아오고, 다시 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큰 새들이 찾다 보니 결국 버드 스트라이크가 잦아진다는 것이다.

국림생물자원관, 조류 잔해 유전자 분석해
국내 공항에서 충돌 일으키는 새 116종 확인
종다리·멧비둘기·제비·황조롱이·항둥새 순서

연구팀, 충돌 잦은 새 먹이 종류 분석 결과
식물→곤충→작은 새→육식성 조류 유혹 확인
공항 주변 식물 조절로 충돌 줄일 수 있어

국내 충돌사고 2015년엔 287건으로 늘어나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억 달러 피해 발생

 
국립생물자원관은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공군비행장 등 국내 11개 공항에서 수거된 350건의 항공기 충돌 조류 잔해를 유전자(DNA) 분석법을 통해 조류 116종을 분석했다.
유전자 분석에 사용한 충돌 조류 잔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 분석에 사용한 충돌 조류 잔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깃털과 혈흔 등을 분석한 결과, 충돌 조류 중에서 종다리가 10.86%로 가장 많았고, 멧비둘기가 5.92%, 제비 5.26%, 황조롱이 3.62%, 힝둥새 2.96%였다.
이들 5종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또 수리부엉이와 솔개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7종으로 인한 충돌도 10건(3.3%)이나 됐다.
 
연구팀은 공항 안팎의 넓게 개방된 초지나 습지에 살기 적합한 종들이 항공기에 주로 충돌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 충돌 빈도 1위인 종다리는 연중 전국에서 관찰되는 텃새다.
종다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종다리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멧비둘기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멧비둘기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황조롱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황조롱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힝둥새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힝둥새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2014~2016년 수원 일대 공군비행장에서 주요 항공기 충돌 조류인 종다리와 황조롱이 등 12종의 조류를 포획해 먹이의 종류를 분석한 결과, 곤충이 73%, 식물이 19%, 달팽이류 3%, 어류 0.5%, 양서류 0.5% 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 같은 먹이 분석 결과로 보면 공항 안팎에 서식하는 식물이 곤충은 물론 종다리·제비처럼 식물이나 곤충을 먹이로 삼는 조류를 불러오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조류가 다시 황조롱이 같은 육식성 조류를 불러오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호주에서는 공항 내 먹이사슬에서 충돌 조류의 먹이가 되는 특정 식물을 조절함으로써 최종 포식자인 새들의 서식도 줄이는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정선 동물자원과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항공기 충돌 조류의 먹이 습성이나 행동 특성 등 생태적 습성을 파악해 공항공사 등 관련 기관에서 조류 충돌 방지책 수립에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기 조류 충돌은 운행 중인 항공기와 새가 부딪히는 사고로 엔진 고장 등 기체 손상을 일으켜 항공 운행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도 가져온다.
조류 충돌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억 달러(약 1조3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항 주변에서 발생하는 조류와 항공기 충돌은 항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중앙포토]

공항 주변에서 발생하는 조류와 항공기 충돌은 항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내에서는 조류 충돌 사고가 2011년 92건에서 2012년 106건, 2013년 136건, 2014년 234건, 2105년 287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각 공항에서는 직접 포획하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 새를 퇴치하지만 예방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