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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대급 영업이익' 앞에 놓인 4가지 숙제

중앙일보 2017.07.27 11:45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영업이익, 애플을 제친 전 세계 비금융업체 영업이익 1위, 인텔을 앞지른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 1위. 
삼성전자가 '세 가지 별(三星)'을 모두 따낸 2분기 실적을 27일 확정 지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늘어난 61조원, 영업이익은 72.8% 증가한 14조7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만 45.6%…"메모리 가격 상승세 덕분"
갤럭시S8 매출 증가로 무선사업 부문 실적도 크게 개선
"원가에서 기술 경쟁 치닫는 반도체 시장, 인재 확보 전략 세워야"
"중국의 대규모 LCD 투자·OLED TV 대세론에도 대응 필요"

 
압도적인 분기 실적은 2014년부터 '슈퍼 사이클'에 돌입한 반도체 부문이 이끌었다. 인텔(영업이익 4조4000억원)을 제치고 8조300억원에 달한 영업이익도 두드러졌지만, 45.6%에 달한 반도체 영업이익률도 세계 최고 수준에 달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456원을 남긴 셈이다. 최근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SK하이닉스 45.5%, 마이크론 35.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 서버용 D램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늘어나는 데 공급은 부족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실적 개선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선사업 부문(IM)은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 시리즈의 매출 증가로 갤럭시노트7 폭발로 주춤했던 1분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IM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4조600억원이었다. 디스플레이 부문(DP)도 모바일용 중소형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매출 증가로 전 분기보다 31.5% 늘어난 1조7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이 3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평택 반도체 공장 18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늘겠지만, '없어서 못파는' 수급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어서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2분기 말부터 애플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세계 시장점유율 96% 달성을 통한 독점적 이익을 본격적으로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선사업 부문은 갤럭시S8 출시 효과가 줄어 3분기엔 다소 부진하겠지만, 갤럭시노트8 출시 이후인 4분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전 부문(CE) 영업이익은 TV용 패널·원자재값 상승 등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인 3200억원에 그쳤다. 지난 3월 인수돼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 하만도 19억 달러(2조116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매 분기 인수 관련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은 500만 달러(55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 연말까지 역대 최고급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아직은 허리띠를 풀 때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과제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지금껏 고용량 반도체를 누가 더 싼 값에 만드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였지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수요 폭증이 일어나면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엔지니어 확보 전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의 공정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 전략도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중국은 한국보다 4~5년 뒤쳐진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2분기 7조5000억원에 달한 반도체 시설 투자가 '불행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설적인 얘기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1~2년 동안 시설투자를 많이 해 생산량을 늘렸다면,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이렇게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증권가는 늘어나는 반도체 투자 붐을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모바일용 중소형 OLED에선 확고한 위치를 점했지만, 중국 기업들의 LCD(액정표시장치) 투자, TV 부문에서의 대형 OLED 패널 대중화 가능성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3년간 15조원을 OLED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OLED TV 패널 대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프리미엄급에서의 애플과 중저가폰에서의 중국산 제품 사이에 낀 '샌드위치 상황'이 만만찮다. 정옥현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저가에 공급하는 중국산 업체들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라며 "뒤늦게 쫒아가고는 있지만, 타이젠 운영체제(OS)와 갤럭시 앱장터 등 소프트웨어 시장도 포기해선 안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가전 부문은 삼성전자의 강점이 있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기술을 제대로 살려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올 2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내놨지만, IoT 가전 트렌드 변화를 주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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