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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북핵시계 앞당긴 미국, 침묵하는 한국

중앙일보 2017.07.27 01:49 종합 1면 지면보기
미 CNN방송 등 외신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 조짐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가운데 미국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가 내년 초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5일 평양 시내에서 한 남성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선전물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CNN방송 등 외신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 조짐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가운데 미국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가 내년 초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5일 평양 시내에서 한 남성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선전물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계를 2년 이상 앞당겼다. 당초 2~3년 뒤 완성할 것이라고 봤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완료 시점을 이르면 내년으로 보기 시작했다.
 

“북 ICBM 내년 미 본토 공격 가능”
미 국방부, 개발 완료시점 2년 단축

한국 국방부 인사 “성급한 평가”
대북 대화 위해 보수적 해석 유지
한·미 이견 계속 땐 정보공유 균열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북한이 2018년 신뢰할 만한 핵 탑재 ICBM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는 미 행정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이런 내용을 최신 비밀 평가보고서에 담았다”며 “북한이 핵무기로 북미 지역 도시들을 공격할 수 있는 예상시점을 2년 정도 줄이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또한 “이는 지난 4일 화성-14형 등 북한의 최근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평가에 따른 것으로,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북한이 ICBM의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최소 2~3년은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진입 기술은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최소 7000도 이상의 고열에서 미사일 탄두부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지난 5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ICBM 임을 입증하려면 최소 7000도 이상을 견딜 수 있는 탄두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국방부도 같은 입장이다. 이날 WP 보도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성급한 평가”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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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안팎에선 한·미의 시각차를 놓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미 당국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WP 보도처럼 한국 정보당국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평가에선 미국과 입장이 같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에 맞춰 북한에 군사회담 개최를 제안해놓은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이를 보수적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원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기존보다 높게 평가할 경우 아무래도 정부의 대북협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며 “정치적 이유에서 (현재 능력보다 낮춰) 보수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미국과 이견이 생길 수 있고, 향후 북핵 공조방안 수립과 한·미 간 핵심 정보 공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은 정부의 대북 군사회담 제안 이후 외교 경로를 통해 불편한 감정을 전달해오고 있다고 한다.
 
위성락(전 주러시아 대사) 서울대 객원교수는 “하루빨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고위급 전략협의체를 가동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북 공조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6일 ‘최후 승리의 7·27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명 논설에서 “우리의 핵 억제력은 세계 정치지형과 동북아시아의 역학 구도를 뒤바꾸어 놓았다”며 핵 능력을 과시했다. 
 
차세현·박유미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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