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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만든 뉴스 걸어놓고 손님 끌면서 … 수익은 독식하는 구글·네이버

중앙일보 2017.07.27 01:25 종합 8면 지면보기
구글·페이스북·네이버처럼 다수의 이용객이 몰려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뉴스를 판매한다면 그 주체는 누구여야 할까. 뉴스를 생산한 언론사일까, 플랫폼을 구축한 업체일까. 이 문제를 놓고 국내외에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검색창만 있던 구글, 뉴스 띄우자
미국 언론단체들 대가 요구 나서
국내도 포털이 뉴스 유통 60% 장악
네이버·다음 등 수익 배분 논란

뉴스 편집기준 안 밝히는 것도 문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해외에서는 지난 19일 구글이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에서 ‘뉴스피드(News Feed)’ 서비스를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뉴스피드는 검색창 아래에 ‘관심 있어할 만한’ 뉴스를 띄워 주는 서비스다. 구글은 조만간 웹사이트 메인 화면에도 뉴스피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흰 바탕에 로고와 검색 창만 덩그러니 띄우는 단순한 방식으로 전 세계 검색시장을 80~90%(한국 제외) 장악한 구글이 왜 전통을 포기하고 ‘뉴스 게재’라는 변화를 택했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이용자가 오래 구글 내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다. 이용자의 체류 시간이 늘어날수록 광고 수익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글은 뉴스를 통해 고객들을 플랫폼에 묶어 두는 전략을 선택했지만 언론사에 뉴스 전재료를 지급하지는 않는다. 미국 언론단체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2000여 매체로 구성된 뉴스미디어연합은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은 온라인 광고 매출의 70%(730억 달러·약 84조원)를 독식하며 뉴스를 유통하고 있으나 언론사는 뉴스 생산자로서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단체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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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다음은 사업 초기부터 뉴스를 주요 상품으로 배치하며 급성장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지난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포털이 뉴스 소비의 시작점이 되는 비율이 60%로 조사 대상 26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은 13%로 일본(12%)과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네이버는 구글과 달리 국내 각 언론사에 연 단위로 뉴스 전재료를 지급한다. 전재료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털의 수익에 비해 전재료가 미미한 데다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로 언론사의 경영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고 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뉴스의 생산자인 언론사가 고품질 뉴스 생산 경쟁을 지속할 수 있어야 건강한 여론 환경이 조성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네이버는 최근 수익 배분과 뉴스 편집 방식 개선에 나섰다. 네이버는 이달 초 ‘제휴 언론사 수익 배분 방식 개편’ 정책을 발표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뉴스 페이지 안에서 발생한 광고 수익이 10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0억원을 인링크 방식으로 제휴한 언론사 70여 곳에 분배하고, 30억원은 언론진흥기금으로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러나 ‘광고수익 100억원’이라는 숫자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안민호 교수팀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 뉴스 소비 지수’에 따르면 네이버의 연간 적정 전재료는 3060억원이다. 안 교수는 “포털 이용 시간의 38%가 뉴스를 읽는 데 쓰인다”며 “포털이 언론사에 수익을 적정하게 나누려면 전재료를 지금보다 10배가량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의 뉴스 유통과 관련한 또 하나의 쟁점은 ‘편집권’이다. 어떤 뉴스를 잘 보이는 곳에 올리느냐에 따라 클릭 수는 크게 좌우된다.
 
원윤식 네이버 홍보이사는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뉴스가 자동 취사·선택될 뿐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뉴스 노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네이버 내부에서 만드는 한 자의성 논란은 피해 가기 어렵다.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이 논란인 이유는 뉴스가 다른 재화와는 성격이 달라서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뉴스는 공공성을 기초로 탄생하고, 특별히 많이 소비되는 뉴스는 사회적 의제를 설정(Agenda Setting)하는 기능이 있다”며 “뉴스 소비에 영향을 주는 일은 공공성을 기반으로 해야 하지만 포털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가 ‘공익성’보다 ‘상업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점도 문제다. 트래픽이 수익과 직결될수록 포털은 자극적 뉴스 노출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뉴스 편집 기준을 공개하거나 아예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포털의 뉴스 독식’이 낳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석 교수는 “포털은 편집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해 보다 상세히 답변할 필요가 있고, 기성 언론이 양질의 뉴스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생태계로 기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희·이창균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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