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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도 멋지군, 꽃미남 배우 사용법의 교과서

중앙일보 2017.07.27 01:00 종합 22면 지면보기
영화 ‘청년경찰’에서 호감 가는 경찰대생 연기를 펼친 박서준(왼쪽)과 강하늘.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청년경찰’에서 호감 가는 경찰대생 연기를 펼친 박서준(왼쪽)과 강하늘.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청년경찰’은 청춘 스타의 좋은 활용법을 보여주는 영화다. 한창 인기 많은 배우 강하늘·박서준이 경찰대학교 신입생으로 나온다. 20대 초반의 두 경찰대 학생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 강남에 놀러 갔다가 엄청난 범죄 조직을 소탕하게 되는 이야기다.
 

내달 9일 개봉하는 영화 ‘청년경찰’
청춘스타 강하늘·박서준 호흡 척척

줄거리 자체는 신선하지 않지만 꽃미남 배우를 사용하는 방법 면에서는 진부함을 완벽하게 벗어났다. 잘생기고 몸도 좋은 배우들은 이렇게 사용해야 성공적이다. 우선 설익은 개그를 활용한다. 영화에는 거의 모든 관객이 깔깔 웃게 되는 몇 장면이 있다. 클럽에서 여자에게 잘 보이려면 치아를 몇 개 드러내고 웃어야 할지 둘이 함께 연구해보는 장면이 한 예다. 공부를 참 못하는 박기준(박서준 분)이 시험 문제에 엉뚱한 답을 쓸 때도 관객은 폭소를 터뜨린다.
 
잘생긴 배우들이 폼만 잡지 않도록 영화가 마련한 장치는 또 있다. 무엇보다 ‘개싸움’에 가까운 정감 가는 액션이 있다. 실전에서 총을 처음 써보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잃어버리거나 손과 콧잔등이 아파서 범인 잡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액션이 이어진다. 액션 장면 중간중간 근육질의 몸을 드러내는 것조차 의도적이지 않아보일 정도로, 꽃미남 배우들은 과도한 멋을 부리지 않는다.
 
거기에다 캐릭터는 끝까지 ‘두 얼간이’에 가깝다. 남성 배우 둘이 끌고 가는 영화 ‘투캅스’나 ‘태양은 없다’를 연상시키는 구도지만 ‘청년경찰’의 두 배우는 어딘가 엉성해 불안불안하다. 서울과학고 졸업생 강희열(강하늘 분)은 범죄자들에게 자꾸 두들겨 맞고, 싸움을 잘 하는 박서준은 두뇌가 못 미덥다.
 
이처럼 결핍된 캐릭터와 설정은 영화 전체의 과도한 열정을 희석한다. 예를 들어 “생명은 다 소중한 거야”라든지 “절차가 사람을 구한다” 같은 대사가 영화를 갑작스럽게 짓누르지만 빈틈 충만한 캐릭터가 그 무게를 덜어내준다. 범죄의 현장을 경찰대 학생들이 목격하게 되는 과도한 우연 또한 다른 영화적 장치들의 사실성 덕분에 큰 결점이 되지 못한다.
 
‘청년경찰’은 올 여름 극장가에서 격돌하는 ‘덩케르크’ ‘군함도’ ‘택시운전사’에 비하면 무게감이 확실히 덜한 영화다. 하지만 적어도 한창 때 남성 스타의 캐릭터를 잡는 방향에 대한 참고 영화가 될 자격은 있다. 다음달 9일 개봉.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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