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인당 14만원 찾아가세요...민생경제 회복 '복안'은 '카드 포인트'

중앙일보 2017.07.27 00:39
문재인 정부가 내수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로 ‘신용카드 포인트 활용’을 제시했다.  
 

잠자는 신용카드 포인트 활용…‘새정부 경제 정책방향’
매년 증발되는 카드 포인트 1300억
누적 포인트 잔액 2조 1860억원…1인당 14만5000원
사용처 다양해진 신용카드 포인트
세금내고 기부하고 가상화폐 환전까지

기획재정부는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잠자는 돈’을 수면 위로 끌어내 내수 소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드 포인트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카드 포인트가 쌓이지만 정작 카드 사용 고객들의 무관심 속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카드 포인트가 소멸하고 있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통상 카드 사용액에 따라 적립되는 카드 포인트는 5년이 지나면 유효기간이 끝난다. 전 업계 8개 카드사 중 롯데카드만 예외적으로 유효기간 없어 포인트가 소멸하지 않는다. 실제 무관심과 방치 속에 소멸하는 카드 포인트는 매년 1300억원 규모다. 2012년 1305억원 수준이던 소멸 카드 포인트는 2013년 1399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늘어난 뒤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소멸한 카드 포인트도 1390억원에 달한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고객이 사용하지 않아 소멸을 앞둔 ‘누적 카드 포인트’ 규모는 훨씬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2조822억 수준이던 카드 포인트 잔액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2조1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1조8134억원)보다도 큰 규모다. 국내 활동적 카드 사용인구를 1500만~2000만명으로 추산하면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카드 포인트가 약 14만5000~10만9000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카드 포인트 잔액은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 파인의 '내 카드 포인트 통합 조회'나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의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카드 포인트 사용을 독려하고 증발하는 포인트를 없애기 위해 금융당국이 고민 중인 방안은 ‘자동 캐시백 전환’이다. 유효기간 만료로 사라지기 직전의 카드 포인트를 카드사가 현금으로 전환해 고객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다만 일반 사기업인 카드사에 특정 정책이나 상품 출시를 강요할 수 없는 만큼 금융위원회는 향후 카드업계 및 여신금융협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세부적인 방향을 조율해나갈 예정이다.
 
 
고객 입장에서 소멸한 카드 포인트는 카드사 입장에선 매년 ‘잡이익’으로 처리된다. 카드사들로서는 아무런 영업 활동 없이도 카드 포인트에 대한 고객의 ‘무관심’ 덕분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낙전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카드 포인트 사용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장기적 차원의 고객 확보 전략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포인트는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다. 고객 입장에서는 포인트를 통해 할인혜택 등을 받을수록 해당 카드사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지기 때문에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포인트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포인트 사용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과 카드사가 공동으로 노력한 덕분에 최근엔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 카드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 가격 할인 혜택 등에 국한됐다면 최근엔 최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까지 확대되며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⓵카드 포인트로 세금 납부하기
국세청은 지난 2011년부터 신용카드 포인트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는 제도인 ‘카드로택스’를 시행하고 있다.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양도소득세 등 모든 국세 세목을 신용카드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다. 최대 한도는 인터넷 신용카드 납부한도와 동일하게 500만원까지다. 범칙금 같은 과태료나 관세 등도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다. 국세 신용카드 납부 전용사이트앤 카드로택스((www.cardrotax.or.kr)에 접속해 신용카드 별 포인트 잔액을 확인한 뒤 세금을 납부하면 해당 금액만큼 자동으로 포인트가 차감된다.
 
⓶가상화폐로 환전하기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사용 고객이라면 카드 포인트 잔액을 가상화폐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받을 있다. KB국민카드는 2015년 업계 최초로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플러그’와 제휴를 통해 카드 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카드 역시 올해 초 코인플러그와의 제휴를 통해 마이신한포인트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는 카드 포인트의 가상화폐 전환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 272건(670만원) 규모던 KB국민카드의 비트코인 전환 건수는 지난 6월 364건(720만원)으로 늘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상화폐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고객이 카드 포인트로 살 수 있는 가상화폐 규모는 미미하겠지만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이같은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⓷기부하기
‘신용카드 포인트’를 기부할 수도 있다. 고객이 포인트를 기부하면 카드사가 이를 현금으로 바꾸어(1포인트=1원) 고객 이름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현금기부와 동일하게 연말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를 알차게 사용하면서 동시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현금 형태로 기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응원하는 정치인을 위한 ‘정치자금’ 기부도 가능하다. 실제 신한카드는 200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치자금 기부 협약을 체결한 뒤 10년간 9130만 포인트를 기부했다. 모두 카드 사용 고객이 자신의 포인트를 정치자금으로 기부한 금액이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신용카드 고객들은 중앙선관위 정치후원금센터를 통해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가 가능하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