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 26 바간에서 나만 알고 싶은 불탑 찾기!

중앙일보 2017.07.27 00:01
미얀마의 필수 여행 코스인 고대 도시 바간. 벽돌로 만든 불탑이 바간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한다.

미얀마의 필수 여행 코스인 고대 도시 바간. 벽돌로 만든 불탑이 바간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한다.

바간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탑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다.

바간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탑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다.

우리 부부는 원래 미얀마를 건너뛰고 인도로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보고 갑자기 방향을 틀어 미얀마로 온 것이죠. 사진 속의 도시는 드넓은 평원을 불탑이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불탑 위로 수많은 열기구가 두둥실 떠 있었고요. 미얀마의 고대 도시 ‘바간’을 찍은 사진이었죠. 미얀마 여행의 끝 무렵 우리를 미얀마로 오게 만들었던 그곳, 바간(Bagan)에 도착했어요. 
미얀마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던 사진 엽서.

미얀마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던 사진 엽서.

미얀마 남서쪽 도시 바간은 11세기 미얀마의 첫 통일왕국 수도에요. 이곳에 수많은 불탑이 세워졌는데, 그 수가 무려 5000기에 달했다고 해요. 천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절반도 남아 있지 않지만, 바간은 여전히 ‘탑의 숲’을 이루고 있어요. 크고 작은 탑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데, 이 중 가장 높은 탑은 61m에 달해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Angkor Wat),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Borobudur)와 함께 세계3대 불교 유적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요.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미얀마 고대 도시 바간
2000기 넘는 불탑 중 버려진 탑 많아
불탑에서 보는 일출·일몰 못 잊어

드디어 바간에 도착한 우리 부부!

드디어 바간에 도착한 우리 부부!

바간의 탑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입장권.

바간의 탑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입장권.

하지만 바간에 도착해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가 방문한 6월은 우기라서 열기구가 뜨지 않는다고 해요. 열기구 탈 생각에 기대가 컸는데 열기구가 뜨지 않는다니 조금 속상했어요. 물론 사전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온 우리 잘못도 크지만요. 그런데 알고 보니 열기구를 타는데 1인당 40만원에 육박하더라고요. ‘열기구가 있었더라도 못 탔겠구나’ 라는 생각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어요. 참고로 열기구는 우기인 4~9월에는 운행하니 않으니, 열기구를 타려면 10~3월에 방문해야 해요. 
그리고 바간에는 2016년 8월 규모 6.8의 큰 지진이 일어나 180여 곳의 유적이 파손되었어요. 바간 유적들은 대부분 10~14세기에 지어진 벽돌 건축물이라 지진에 매우 취약해요. 그래서 2016년 지진 이후 현재까지도 많은 사원이 안전점검을 이유로 출입을 금지해 놓은 상태예요. 
지진으로 파손된 탑이 많았다.

지진으로 파손된 탑이 많았다.

그럼에도 바간은 고대도시의 위엄을 여지없이 드러냈어요. 42㎢의 넓은 평원에 2000여 개의 크고 작은 사원이 산재해 있어서, 걸어서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마차(horse car)나 이바이크(e-bike)를 빌려 돌아다녀요. 이바이크는 하루에 5000~7000짯(5000~6000원), 마차는 하루에 3만짯(2만7000원)이에요. 둘 중 비교적 저렴한 이바이크를 타고 둘러보기로 했어요. 
바간 여행 때 우리의 발이 돼 준 이바이크.

바간 여행 때 우리의 발이 돼 준 이바이크.

‘바이크’라고 해서 전기로 가는 자전거 일줄 알았는데 빌리고 보니 ‘전기 오토바이’네요. ‘띠리릭’ 영롱한 시동 소리와 함께 이바이크를 타고 떠나는 바간 여행이 시작됐어요. 이바이크를 탈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배터리 관리에요. 배터리 계기판이 고장 난 경우가 많아서, 계기판만 믿고 가다가는 어느 순간 갑자기 멈춰버릴 수 있거든요. 하루는 일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바이크가 갑자기 멈춰버리는 바람에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길을 따라 바이크를 굴려서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어요. 이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중간에 쉬는 시간에 렌탈숍에서 완충된 이바이크로 바꿔 타는 게 좋겠죠. 
바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아난다 파야.

바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아난다 파야.

이바이크도 빌렸겠다 이제 출발해야 하는데, 사원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가야할지 갈피를 못 잡겠더라고요. 그래서 숙소 직원에게 물어보고 알아낸 팁! 바간에서는 모로 가도 올드바간(Old Bagan)으로 가면 된다고 해요. 유명한 사원들은 대부분 올드바간 근처에 몰려 있기 때문이죠. 바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인 아난다 파야(Ananda Paya), 바간에서 가장 높은 사원인 탓빈뉴(That Bin Nyu), 석양으로 유명한 쉐산도 파고다(Shwesandaw Pagoda) 등 많은 사원이 모두 올드바간에 몰려 있어요. 처음에는 유명한 사원 위주로 둘러  보다가, 그 후에는 지도를 보며 마음에 드는 사원을 찾아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해요. 올드바간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현지 가이드들이 숨겨진 아름다운 포인트를 알려주겠다며 다가오기도 하니, 한 번쯤 이용해 보아도 좋아요. 
올드바간에 있는 고층 사원 탓빈뉴.

올드바간에 있는 고층 사원 탓빈뉴.

올드바간에 있는 쉐산도 파고다.

올드바간에 있는 쉐산도 파고다.

사원을 몇 군데 돌아다니다 깨달은 점이 있어요. 사원은 낮에 돌아보기 정말 힘들다는 점이에요. 햇볕이 너무도 뜨거워서 사원 바닥은 삼겹살용 돌판처럼 뜨겁게 달궈지거든요. 사원 내에서는 양말이나 신발을 신을 수 없기 때문에 맨발로 걷다보면 발바닥이 후끈거려서 걷기 힘들어요. 그래서 주로 뜨거운 대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석양을 보는 걸 선호하는 것 같아요. 
발에 화상을 입을 것 같이 뜨거웠던 사원 바닥.

발에 화상을 입을 것 같이 뜨거웠던 사원 바닥.

신발에 양말까지 다 벗고 들어가야 사원에 출입할 수 있다.

신발에 양말까지 다 벗고 들어가야 사원에 출입할 수 있다.

다행인 건 우기라서 그나마 덜 덥고, 먼지가 조금 덜 날린다는 점이었어요. 바간은 큰 메인도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먼지 폴폴 날리는 비포장길이라서 차나 마차가 한번 지나가면 흙먼지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예요. 소몰이꾼과 만나면 먼지는 배가 되곤 해요. 그래도 사원 옆으로 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것 또한 한 장의 사진처럼 아름다웠어요. 
자동차 그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강아지.

자동차 그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강아지.

바간의 비포장 도로를 먼지날리며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바간의 비포장 도로를 먼지날리며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바간의 소몰이꾼.

바간의 소몰이꾼.

바간에서 꼭 봐야 하는 것을 꼽으라면 일출과 일몰이에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낮에는 햇볕이 너무 강해서 선선한 아침이나 해 질 녘이 구경하기 좋아요. 빛이 좋아서 사진도 물론 잘 나오고요. 며칠을 바간에 머무르면서도 아침잠이 많아서 일출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일몰은 하루도 빠짐없이 보러 갔어요. 
잊지 못할 바간의 일몰 풍경.

잊지 못할 바간의 일몰 풍경.

가장 유명한 일몰 포인트는 쉐산도 파고다인데, 명성만큼이나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날부터는 우리만의 선셋 포인트를 찾기 위해 이바이크를 타고 열심히 돌아다녔어요. 그러다가 하루는 올드바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버려진 사원을 찾았어요. 따로 이름도 없어서 구글 지도에도 그저 버려진 사원으로 뜨는 곳이었죠. 하지만 이 사원은 바간의 숨겨진 보석 같았어요. 다른 사원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마치 우리만 1000년 전으로 타임머신 타고 온 듯한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어요. 
돌보는 이가 없는 듯 보였던 사원. 마치 우리 만의 탑을 발견한 듯했다.

돌보는 이가 없는 듯 보였던 사원. 마치 우리 만의 탑을 발견한 듯했다.

버려진 사원의 내부 통로.

버려진 사원의 내부 통로.

바간에는 사원 외에도 히말라야에서 발원해 미얀마 남부까지 흐르는 이라와디강이 흐르고 있어서 보트투어도 할 수 있어요. 차 타고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미얀마의 올림푸스로 불리는 포파산(1518m)도 있어서 일주일을 머물러도 심심하지 않은 여행지에요. 아침마다 마을에서 시장이 열려서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도 있고, 수도원 근처에서는 매일 오전 탁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바간의 젖줄 이와라디강.

바간의 젖줄 이와라디강.

뉴바간의 아침시장. 

뉴바간의 아침시장. 

뉴바간 아침시장.

뉴바간 아침시장.

바간까지는 양곤이나 만달레이에서 연중 매일 운행하는 버스·기차를 타면 되요. 겨울 성수기에는 에어바간(Airbagan)항공사에서 항공편도 운행하고 있어요. 기차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싸서 많이 이용하지 않는 편이에요. 양곤~바간 구간 야간버스를 이용할 경우 JJ익스프레스가 가격은 비싸지만 간식과 승무원까지 있어서 많은 여행자들이 이용하고 있어요. 
관련기사
정리=양보라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