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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하와이' 외유에 맹탕 보고서…전남도의회 국외연수 실태

중앙일보 2017.07.25 16:25
전남도의회 및 전남도청 청사. [사진 전남도]

전남도의회 및 전남도청 청사. [사진 전남도]

물난리 속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충복도의회 의원들을 계기로 전남도의회 의원들의 유사한 외유성 해외연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까지 올해만 국외연수 6건 진행 1인당 수백만원
거창한 연수 목적과 달리 결론은 구체성 떨어지고 허무
"전국 지방의회에서 비슷한 문제, 법적으로 제도 손봐야"

25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전남도의원들은 올 초부터 최근까지 6건의 국외연수 등을 진행했다.
 
지난 2월에만 3차례의 연수를 다녀왔다. 상임위원회별로는 기획행정위원회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연수, 경제관광문화위원회의 인도네시아(발리) 연수, 교육위원회의 미국(하와이) 연수 등이다.
 
3월에는 보건복지환경위원회가 말레이시아로 연수를 떠났다. 지난달에는 안전건설소방위원회가 호주 등에서 국외연수를 했다.
 
각 연수 때마다 의원과 공무원 등 10명 안팎의 인원이 참가했다. 1인당 비용을 200만원으로 잡더라도 매 연수에 약 2000만원이 든 것으로 추산된다.
 
전남도의회 및 전남도청 청사. [사진 전남도]

전남도의회 및 전남도청 청사. [사진 전남도]

 
그러나 국외연수 장소 자체가 발리와 하와이 등 신혼여행지 등 유명 관광지이거나 관련 보고서 내용은 부실하다는 평가다. 연수의 목적이나 비용과 비교해서다.
 
안전건설소방위원회의 호주 등 3개국 국외연수보고서는 모두 41쪽 분량이다. ‘자연형 하천 조성 및 재해 대비’가 연수의 목적이지만 보고서 군데군데 단순 관광의 흔적이 묻어난다. 관광명소인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방문, 달링하버 방문 등이다.
 
보건복지환경위원회 의원이 작성한 결과보고서의 결론은 다소 허무하다. ‘지역특화 작목(커피) 육성을 위한 공무국외활동’이라는 목적과 비교해 결론은 “말레이시아의 커피 관련 산업은 미래에 다양한 투자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연수에서 얻은 배움과 경험은 전남도가 세계 속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의 초석이 될 것이다”는 식이다. 구체성도 떨어진다.
 
연수보고서가 굳이 큰 돈을 들여 해당 국가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지기도 했다.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주관의 인도네시아 연수보고서 전체 25쪽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인도네시아 인구 수, 주요 경제 지표, 대외 교역 현황, 외국인 투자 현황 등 국내에서도 파악 가능한 것들이다.
 
결론도 일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관광 및 경제활성화 정책 개발’이라는 거창한 연수 목적과 달리 이 보고서의 맨 뒤쪽 결론은 “전남도 신혼여행지를 조성한다면 관광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로 끝난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해외연수를 ‘연수’가 아닌 ‘여행’쯤으로 여기는 의원들과 관련 공무원들의 의식에서 문제가 출발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비슷한 문제가 끊이지 않는 만큼 해외연수 제도를 법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안=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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