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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KTX에 이용객 뺏겨 적자 커졌던 대구공항이 처음 흑자로 탈바꿈한 비결은?

중앙일보 2017.07.25 11:04
대구국제공항. [중앙포토]

대구국제공항. [중앙포토]

2004년 KTX 개통으로 이용객이 줄어 줄곧 적자를 기록했던 대구국제공항(이하 대구공항)이 지난해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연간 이용객 330만명을 자신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전인 지난달 말까지 벌써 공항 이용객이 164만명을 넘어서면서다. 지난해 대구공항은 1961년 부산비행장 대구출장소로 개항한 이래 최초로 253만명의 이용객을 기록했다. 만성 적자공항에서 흑자공항으로 이름까지 바꿔달았다. KTX에 밀려 썰렁하기만 하던 지방공항의 '반란'인 셈이다.  
 

2004년 경부선 KTX 개통으로 고객 급감
2015년까지 줄곧 연속 적자 기록

국·내외 4개 저비용항공사 적극 유치
일본 대만 등 6개국 14개 노선도 확대

공항 이용객 2013년 108만명에서
지난해 253만명으로 131% 증가해

대구국제공항. [중앙포토]

대구국제공항. [중앙포토]

국내에는 대한민국 대표 허브 공항인 인천공항을 제외하고 김해ㆍ제주ㆍ청주 등 14개 지방공항이 있다. 대구공항은 현재 김포ㆍ김해ㆍ제주 다음 많은 이용객을 보유한 국내 4위 공항으로 자리잡았다.  
 
권영진 

권영진 

대구공항은 만성 적자 공항이었다. 2004년 KTX 개통 직후부터 고객 감소로 적자 폭이 커졌다. 2009년엔 연간 이용객이 102만명까지 떨어졌다. 공항 이용객 100만명이 안되는 무늬만 ‘국제’라는 이름이 붙은 공항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았다. 
 
KTX 여파가 이어지면서 한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2012년 31억원의 적자가 났고 2013년에도 3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27억원, 6억원의 적자가 쌓였다. 공항 문을 닫는게 오히려 낫다는 말도 나왔다. 
 
대구공항 관계자는 "2004년 이전에도 대구공항은 적자였지만 KTX 개통 여파로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04년 적자는 1억2000만원, 바로 다음해인 2005년엔 갑자기 16억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하지만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15년 대구경북세계물포럼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유치하면서 공항 이용객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국내외 대구공항이 자연스럽게 알려진 것이다. 
 
2012년 대구시와 대구공항 관계자들이 함께 저비용 항공사를 찾아다니며 재정 지원을 약속하는 등 대구공항 유치에 나섰다. 공항에 항공사가 있어야 노선을 확충하고, 이용객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정 지원 약속을 공식화하기 위해 아예 2012년 '대구국제공항 활성화 조례'까지 대구시가 따로 만들었다. 항공사 탑승률이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시가 재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본 항공사들이 움직였다. 2014년부터 국ㆍ내외 항공사 4개사(티웨이항공ㆍ제주항공ㆍ타이거에어ㆍ에어부산)가 잇따라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저가항공사 유치 노력이 결실을 본 셈이다.
 
대구국제공항. [사진 대구시]

대구국제공항. [사진 대구시]

그러자 공항은 보기좋게 되살아났다. 일본이나 중국 등을 가는 관광객이 대구공항을 출발지로 삼아 공항을 찾았다. 국내선과 국제선이라곤 중국 일변도인 노선을 일본ㆍ 대만ㆍ필리핀ㆍ베트남ㆍ괌 등 6개국 14개 노선으로 확대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공항 이용객이 2013년 108만명에서 지난해 253만명으로 무려 131%나 증가했다. KTX 개통 이후부터 따지면 12년만에 적자를 털어내고 11억원의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남흥섭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장은 "자랑스러운 흑자공항 전환이다"며 "대구시와 공항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제 곧 대구공항이 포화 상태에 빠진다고 걱정하고 있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공항의 수용 능력 한계는 연간 이용객 375만명(국내선 257만명, 국제선 118만명)이다. 공항 청사(2만6993㎡)가 좁고, 출입국 심사대(출국 방향 9대, 입국 방향 8대), 수화물 시스템(국내선 2개, 국제선 2개)도 부족하다. 
 
대구공항을 새로 지어 이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국제선 주기장이 포화 상태가 되고, 공항 주차 등 편의시설 활용도 힘들게 된다. 확장 이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공항의 신공항 건설은 대구ㆍ경북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경북 군위군 우보면 한 도로에 대구통합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군위=김정석기자

지난 2월 경북 군위군 우보면 한 도로에 대구통합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군위=김정석기자

이와 관련, 갈등의 불씨도 있다. 공항 이전을 두고 대구시와 시민단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YMCA 등 13개 시민단체가 여론조사기관 윈폴에 의뢰해 지난 6~7일 대구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반대한다(42.2%ㆍ422명)는 응답과 찬성한다(41%ㆍ410명)는 응답이 팽팽하게 맞섰다.
 
대구 통합공항 이전 관련 설문조사 결과 [사진 대구YMCA]

대구 통합공항 이전 관련 설문조사 결과 [사진 대구YMCA]

이전 예정지로 알려진 곳에서도 갈등이 있다. 경북 군위군이 대표적이다. 대구공항 군위군 이전 반대 측 주민들이 김영만 군위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진행 중이다. 찬성 측 주민들도 맞대응으로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서명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선관위에 제출하며 대응 중이다.  
 
대구공항 이전에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대구공항 신공항은 민간공항과 군공항이 함께 간다. 전투기 소음 등을 주민들이 우려한다. 대구시민들의 불만도 있다. 대구를 벗어나면 공항 이동 등에 따른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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