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에 시간당 110㎜ 가 내려 침수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이모(95)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병원으로 후송 중 숨졌다. 사진은 물이 빠진 채 방치된 이씨 집안 내부. 임명수 기자
물 허리 높이 찬 뒤에야 재난문자
119 신고 30분 만에 구조대 도착
주민 “인근 배수펌프도 작동 안 해”
인천시 “비 많이 쏟아져 속수무책”
이씨는 5년 전부터 전세 2200만원에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사할 돈이 부족해 계속 거주했다고 한다.

지난 23일 오전 시간당 110㎜가 내리면서 침수피해가 난 인천시 남동구 구월3동 반지하. 거동이 불편한 90대 노인이 침수로 숨졌다. 사진은 전기안전공사 직원이 전기점검에 나서는 모습. 임명수 기자
이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인재(人災)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119의 늑장 출동과 대응, 배수펌프장의 미작동을 이유로 거론한다.
이씨의 윗집에 살던 최희현(50·여)씨는 “(숨진 이씨의 부인인 80대) 아래층 할머니가 오전 9시15분쯤 올라와 ‘집에 물이 찼다. 아들한테 전화 좀 해달라’고 오셨다”며 “남편이 곧바로 내려갔다가 물이 허리까지 차 다시 올라와 119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3일 오전 시간당 110㎜가 내려 침수피해를 입은 인천시 남동구 구월3동. 한 주민이 24일 오전 전날내린 비로 물로 찬 곳을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임명수 기자
그는 “남편이 다시 내려가 옆집 아저씨와 할아버지를 구하는 중인 오전 9시24분에 (국민안전처가 발송한) 재난 안전문자가 왔다. 지하층 집에 물이 허리만큼 차오른 뒤에야 재난문자가 왔다”고 증언했다.
![23일 오전 9시24분 국민안전처가 인천시민들에게 보낸 재난안전문자. [사진 휴대전화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25/ed279588-92ff-46ab-b914-e0353092c1d1.jpg)
23일 오전 9시24분 국민안전처가 인천시민들에게 보낸 재난안전문자. [사진 휴대전화 캡처]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 하수도시설관리기본계획에 따르면 강수량이 50mm 이상인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어제(23일)의 비는 시간당 100mm 넘게 쏟아져 속수무책이었다”고 해명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