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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개인 퇴직연금 수수료 파괴 경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2017.07.25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26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가입대상 확대에 고객 선점 작전
삼성, 개인 추가납입분 수수료 면제
미래에셋대우도 인하·면제 저울질

2012년 도입된 IRP는 직장인이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퇴직금을 적립했다가 55세 이후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찾을 수 있는 퇴직금 관리계좌다. 개인연금과 합해 연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월급쟁이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 자영업자, 공무원, 사립학교 교사, 군인 등도 들 수 있다. 730만 명이 넘는 잠재 고객이 몰려올 것이란 기대에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총성은 삼성증권이 울렸다. 이재우 삼성증권 연금사업부 상무는 24일 “IRP 및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서 개인이 추가 납입하는 부분에 대해 운용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연 0.33~0.55% 수수료가 붙었다.
 
기존 가입자도 앞으로 개인 추가 납입분에 대해 수수료를 안 내도 된다. 단 회사가 적립하는 금액에는 수수료가 붙는다.
 
증권사 중에서 DC형 퇴직연금 및 IRP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도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6월 말 기준 이 회사 DC형 적립금 규모는 2조2600억원, 가입자는 7만4100명으로 증권업계 1위다. IRP는 880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가입 대상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IRP를 중심으로 수수료 인하 혹은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 근무 기간과 소득에 따라 퇴직급여가 미리 정해지는 확정급여형(DB형)과 달리 DC형과 IRP는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수수료가 DC형과 IRP 중심으로 내리면서 스스로 퇴직금을 굴리려는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대신증권은 펀드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상품에 대해 관리 수수료를 없앴다. 펀드 비중이 높을수록 수수료가 낮아지고 100% 펀드에 투자하면 수수료는 ‘0’이다.
 
다만 수수료 인하 경쟁이 고객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낮은 수수료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행보다 운용 여건이 나은 증권사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DB형 퇴직연금 1년 수익률은 평균 1.9%에 그쳤다. DC형과 IRP도 각각 3.4%, 2.6%이다. 가장 큰 이유는 퇴직연금 상품이 대체로 원금 보장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증권사가 운용하는 적립금(DB형·DC형·IRP) 총액 27조6500억원 가운데 원금 보장 상품 비중은 83%에 달했다. 수익률은 낮은데 수수료까지 떼가면 남는 게 없다는 불만이 퍼지면서 퇴직연금 상품을 외면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이영철 대신증권 연금사업센터장은 “IRP 역시 개인연금 저축 상품처럼 궁극적으로는 노후 자금을 효율적으로 쌓아가는 상품”이라며 “확정금리 상품보다 글로벌 자산에 배분해 투자하거나 합리적인 수수료를 제시하는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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