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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SDI·주성 등 ‘예고된 축복’ 기대

중앙선데이 2017.07.23 01:32 541호 18면 지면보기
호실적에 뜨는 전자 부품주
삼성SDI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 용 배터리 셀. 한 번 충전하면 최대 600㎞까지 주행 가능하다. [사진 삼성SDI]

삼성SDI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출품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 용 배터리 셀. 한 번 충전하면 최대 600㎞까지 주행 가능하다. [사진 삼성SDI]

올 상반기 코스피 2400선 돌파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삼성전자였다. 21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31.6% 늘어난 333조727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증가한 시총 액수만 80조2231억원에 달한다. ‘수퍼사이클(초대형 호황)’에 진입한 D램·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특수에 올 2분기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8’ 효과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983.48에서 2450.06까지 23.5% 올랐다.

삼성전자 의존 탈피 중국에 공급
2분기부터 영업이익 급성장 기대

스마트폰·전기차 시장 확대 따라
2차전지·콘덴서 업체들 매출 급증
공매도, 차익실현 매물 유의해야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250만원을 넘어섬에 따라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올 2분기에만 영업이익으로 14조원을 벌었지만, 현재 주가는 펀더멘탈 이상으로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서다. 보수적 성향을 띠는 투자자를 위한 대안으로 ‘삼성후자’가 올 하반기 투자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후자는 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의 전자 계열사를 일컫는 말이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에 대비해 20% 안팎의 지분을 사들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예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후자밖에 안돼”라는 자조 섞인 의미로 쓰이기도 했지만, 최근 2~3년 간 강도높은 구조조정 끝에 올 2분기 호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듀얼 카메라로 홀로 일어선 삼성전기
대표적인 경우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올 2분기에 매출 1조7098억원, 영업이익 70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만 따질 경우 전년 같은 기간(151억8000만원) 대비 365.6%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형제 회사이자 완제품(세트)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에 의존하지 않고 중화권 거래선을 뚫어 실적을 개선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샤오미·비보·르에코 등 중국 스마트폰 생산 업체에 듀얼 카메라(스마트폰 뒷면에 내장된 2개 카메라 모듈) 납품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5만800원에 그쳤던 삼성전기 주가는 약 7개월 만에 10만6000원(21일 종가기준)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실적 발표 직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만 주, 16만 주를 쌍끌이 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 3·4분기에도 삼성전기에는 호재가 많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출시할 갤럭시노트8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 차기작(가칭 아이폰8)에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한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에 따라 안정적으로 회로에 공급하는 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이 갈수록 고사양화됨에 따라 디바이스 한 대 당 800~1000개의 MLCC가 탑재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전자기판 사업부는 적자가 줄고 주력사업인 디지털모듈 부분의 영업이익이 늘었다”며 “2분기에 실적 개선이 끝난 게 아니라 3분기에는 더 큰 폭으로 실적이 올라 ‘예고된 축복’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 노트7 극복하고 흑자전환 기대
삼성전기에 이어 오는 27일 2분기 실적발표를 하는 삼성SDI도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 4분기 영업손실 808억원을 시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지난해 1분기),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지난해 3·4분기), 중국 톈진 공장 화재(올 1분기) 등 잇따른 악재로 6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15년 롯데와의 빅딜(대규모 사업 교환)을 통해 석유화학 부문을 매각하면서 주요 수익원이 떨어져 나간 게 악재의 시작이었다.
 
그렇지만 지난 4월 갤럭시S8이 출시되면서 애물단지였던 소형전지 부문이 살아났고, 반도체·디스플레이 호황 속에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전자재료 사업은 기대 수준을 웃도는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 초 11만원에 미치지 못했던 주가는 6개월 만에 18만원 대까지 상승했다.
 
삼성SDI 역시 3분기 이후 전망이 밝다. 박강호 대신증권 팀장은 “하반기 삼성SDI의 배터리가 납품되는 갤럭시노트8, 애플 아이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점도 삼성SDI에는 호재다. 중국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 판매 제도를 도입하고, 미국은 2020년까지 45억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지난 5월 삼성SDI는 헝가리에 연 5만 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메라·센서 같은 각종 정보기술(IT) 기기와 연결되는 자율주행차가 확산됨에 따라 전기차는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며 “5세대(5G) 이동통신이 본격화되는 2020년을 전후해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이 충북 오창공장에서 생산 중인 파우치 형 배터리 셀.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충북 오창공장에서 생산 중인 파우치 형 배터리 셀. [사진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수혜는 삼성SDI에 그치지 않는다. LG화학도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3% 상승했다. 특히 21일에는 LG화학의 배터리가 2018년 출시되는 아이폰 후속 모델에 독점 공급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52주 신고가(33만80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일진머티리얼즈 등 코스닥 주도 씽씽
부품주 강세 현상은 대기업이 주로 있는 코스피뿐 아니라 알짜 중견기업이 속한 코스닥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경기도 광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1호 반도체장비 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에 각각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21일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1만7400원을 기록해 올 초(1월 2일) 대비 66.5% 상승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1만4389원으로 추산됐던 시장 목표주가 평균치(에프엔가이드 기준)는 현재 1만8700원까지 올랐다. 김병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3D낸드 부문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고, 이 추세는 2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에서도 반도체 장비 양산 적용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어 중국 시장 확대 가능성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일렉포일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도 올 들어서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랐다. 21일 현재 3만7700원인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1만1150원에 불과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삼성SDI뿐만 아니라 중국 BYD, 한국 LG화학, 일본 파나소닉 등 전기차 배터리 시장 상위 기업을 모두 거래처로 두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일렉포일은 3g 정도지만 전기차에는 15kg이 사용된다. 전기차 한 대에는 스마트폰 일렉포일 5000대분이 들어가는 셈이다.
 
다만 실적 기반의 부품주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공매도 물량이나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17일 4만255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나흘 만에 12.7% 하락했다. 비교적 대형주라 할 수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지난 20일 하루에만 8.2%(3050원) 하락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077억7768만원으로 집계돼 전체 매매비중의 22.3%를 차지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6.3인치 화면에 듀얼 카메라 장착 예상 … 올 하반기 판매량 1100만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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