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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5개년 계획] ‘제값 받는 일자리 많아지면 성장은 따라온다’…문재인식 늘줄높 윤곽

중앙일보 2017.07.19 14:01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큰 틀이 확정됐다. 곳곳에서 일자리 창출을 국정운영의 최우선순위에 놓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논란이 있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청년고용의무제 확대, 노동이사제 도입 등은 반드시 추진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영향평가를 확대한다. 예산과의 연계성을 높여 일자리가 있는 곳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비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계획대로
청년고용의무제 확대, 구직촉진수당 도입
실업급여 보장성 높이고, 고용보험 가입요건 완화
민간 일자리는 서비스산업 육성이 열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5대 국정 목표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정했다. 이 국정목표를 20대 국정전략, 100대 국정과제, 487개 실천과제로 현실화한다는 구상이다.  
 
국정기획위 해단식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김진표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7.14  leesh@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정기획위 해단식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김진표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7.14 leesh@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더불어 잘사는 경제’의 바탕엔 소득 주도 성장론이 깔렸다. 일자리 창출로 가계 소득 늘리고,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확대해 내수 활성화 및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제값 받는 일자리가 많아지면 경제 성장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계산이다. 소득 주도 성장의 첫 열쇠는 양질의 일자리다. 이를 위해 국정위는 ‘일자리는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은 높인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늘·줄·높’ 공약을 구체화했다.  
 
세부 과제를 추진할 컨트롤타워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맡는다. 그러면서 성장(기획재정부·산업부·금융위 등)과 노동(고용노동부), 복지(보건복지부)가 공존하는 황금 삼각형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당장 일자리위는 공공부문 일자리 충원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한다는 공약을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의지다. 
 
이중 34만 개는 아동·노인·장애인을 지원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다. 이를 위해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한다. 공단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인력 처우 개선 등의 업무를 맡는다. 국공립 어린이집, 요양시설, 공공병원 등 공공 보건복지 인력과 복지전담 공무원 확충을 총괄할 것을 보인다.
  
연령별 취업 지원 강화 방안도 담겼다. 우선 내년부터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정원의 3%인 것을 5%로 올린다. 민간 부문도 인센티브를 활용해 청년 신규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추가고용장려금도 신설한다. 중소기업이 3명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1명분 임금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취업준비생에게 최대 3개월 간 월 30만원씩 지원하는 청년구직촉진수당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육아휴직급여는 2배로 인상(첫 3개월 간 통상임금의 80%)하고, 육아휴직 보너스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실업급여는 보장을 강화한다. 내년부터 지급 수준과 수급 기간 모두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확대하는 방법 등으로 중층적 고용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65세 이상 노인과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요건을 완화하고, 사회보험료도 지원한다.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의 동력은 서비스산업에서 찾기로 했다. 서비스업 관련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업종 간 융합을 유도하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공유경제 등 신성장 유망서비스는 시장 활성화를 돕기로 했다. 내년 중 공유경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산업은 규제를 풀어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비스산업 혁신 로드맵을 올해 내로 수립하고, 서비스 투자 활성화 및 서비스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노사 상생형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지역의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일자리를 늘린다는 취지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사업이다. 실험은 자동차 업계에서 주로 진행 중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협력업체 간 임금 격차가 매우 크다. 광주는 물가가 비싸지 않고, 아파트 가격도 수도권에 비해 저렴하다. 연봉 3000만원 이상만 보장된다면 일하겠다는 청년들이 많으니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구상이다. 임금을 조금 낮추면서 고용을 늘리려는 시도인데 기업은 고용안전을 보장하고, 근로자도 적은 임금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타협이 필요하다.
 
노동 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내놨다. 우선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 존중 사회 기본계획을 내년 중 수립할 계획이다.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한 노동개혁 관련 2대 지침(공정인사 지침,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은 폐기하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는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사용사유 제한제도 등을 포함해 감축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한다. 상시·지속, 생명·안전 관련 업무는 정규직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1년 미만 근로자(비정규직 포함)에게 퇴직급여를 보장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최저임금 역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상향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큰 그림은 완성됐지만 실행과 성과는 다른 차원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비정규직의 개념 정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범위가 문제다.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은 국제적 트렌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70~80년대 사용사유 제한을 도입했던 유럽 국가들은 경기 변동에 따른 대처능력이 떨어져 기업이 위기에 빠진 후 제도를 없앴다”며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노동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시장의 수요공급 원칙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가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대책까지 내놓으며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공부문은 단기 전략으론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 대책은 못 된다”며 “노동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내버려두곤 어떤 대책도 공허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고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사퇴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인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양손 깍지를 끼고 있다. 이날 이들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중재안 표결 결과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현재 구조의 최저임금위원회는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7.17  sab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소상공인연합회의 '고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사퇴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인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양손 깍지를 끼고 있다. 이날 이들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중재안 표결 결과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현재 구조의 최저임금위원회는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7.17 sab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주요 정책의 대부분이 재정을 투입해 해결하는 방식인 점도 반발이 예상된다. 정해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기획예산처 차관)는 “화석화된 예산사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사업이 점점 기득권화 돼 필요성이 없어져도 예산을 줄이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금은 지출을 늘리는 것보다 세출 예산의 효율성을 점검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 절벽 넘는 것도 관건이다. 현재 국회 구성 상 야당의 도움이 없으면 법안 하나도 통과가 어렵다. 고용영향평가 강화는 고용정책기본법과 시행령, 청년고용의무제 확대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관련 고용보험법을 개정해야 한다. 청년 구직촉진수당 역시 법을 새로 만들던가 관련법을 고쳐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 및 특례업종 축소 또한 법을 만져야 한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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