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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쓰고도 데이터 요금 적게 낸다”…소비자도 업계도 필요한 ‘데이터 다이어트’

중앙일보 2017.07.19 10:11
미래창조과학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4G 이동통신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 5월 6.53GB를 돌파했다. 이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를 제외하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6.5GB)을 뛰어넘는다. 2012년 같은 조사에서의 평균 사용량(1.79GB)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데이터 소모량이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데이터 갈증'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녹색소비자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2명 중 1명(47%)은 "지금 요금제로 제공되는 데이터양보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데이터 푸어'들은 통신사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제공량을 다 쓰면 메시지앱ㆍ인터넷 서핑에 큰 불편함을 겪는다. 인터넷에는 데이터 제공량을 돈을 받고 사고파는 데이터 거래도 생겨날 정도다.
 
최근 통신 업계에서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한 적게 소진하는 이른바 '데이터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의 전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서 데이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시간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데이터 절감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도 전기료ㆍ기름값을 절약하듯 데이터를 경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를 소진하는 플랫폼인 포털과 앱(애플리케이션)ㆍ소셜미디어들도 소비자들이 데이터를 아낄 수 있게 협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네이버ㆍ다음 등 주요 포털의 모바일 페이지는 한 번 들어갈 때마다 평균 1MB의 데이터를 소진한다. 만약 소비자 1명이 하루 평균 7번씩 스마트폰으로 포털에 접속한다치면 월 평균 210MB의 데이터를 쓰는 셈이다.
네이버의 '라이트 홈' 모습.

네이버의 '라이트 홈' 모습.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라이트 홈'이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접속 화면 하단의 라이트 홈 버튼을 누르고 접속하면 그래픽 요소들과 이미지가 최소화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을 기존 7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210MB를 소모한 사용자는 150MB만 사용해도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 앱에서는 '데이터 절약 모드'가 있어서 이미지와 동영상을 저용량으로 로딩해 데이터를 아낄 수 있다.
 
국내 포털들이 이용자 편익을 고려한다며 메인 화면에 쓸데없이 많은 링크와 메뉴를 배치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사용자들이 메인 화면에서 한 번도 눌러보지 않는 메뉴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포털도 소비자들이 꼭 필요한 메뉴만 볼 수 있게 하거나 스크롤을 내린 사람들만 추가로 화면 하단을 로딩할 수 있게 하는 등 화면 배치 정책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나 네이버 TV 등에서 영상을 시청할 때 5~15초씩 반드시 봐야 하는 광고도 데이터를 잡아먹는 주범으로 지적된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는 하루 평균 4편의 동영상을 시청한다. 15초짜리 고화질 광고 한 편이 약 8MB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계산하면 한 달에 광고 시청에만 967MB의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동영상 광고 5초 건너뛰기 의무화, 광고 노출 빈도 줄이기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네이버와 유튜브가 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 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데이터 사용량을 아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LG유플러스는 2월부터 전국 주요 도시의 달리는 지하철에서도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SK텔레콤도 이같은 시스템을 올 가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통신비 인하 정책 중에도 공공 와이파이를 20만곳 추가로 설치하는 대책이 포함돼 있다. 통신비 인하 압박을 받는 통신사들도 와이파이 AP(접속 장치)를 최대한 개방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조만간 이동통신사 3사가 운영하는 와이파이 중 65% 가량은 통신사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시지앱도 숨어있는 '데이터 킬러' 앱이다.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할 때 옵션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본 용량 그대로 보낼 것인지 아니면 최대한 작은 용량으로 압축해서 보낼 것인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용량이 큰 콘텐트는 와이파이 환경에서 다운로드 받는 것이 좋다.
 
일각에서는 메시지앱들이 같은 화질의 이미지라고 하더라도 더 적은 용량으로 전송할 수 있게 코덱(음성ㆍ영상을 압축시키는 기술 혹은 장치)에 더 투자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앱 업데이트 설정도 다시 한 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앱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설정해놨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무선 데이터를 소비하게 된다.
 
대용량 앱같은 경우는 다운로드할 때는 물론 업데이트 할 때도 수백 MB의 데이터를 소진한다.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자동 업데이트 ^와이파이 접속시에만 업데이트 ^자동 업데이트 안함 등에서 선택을 조절함으로써 데이터 소모를 막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6월 말까지 제공했던 '포켓몬고' 게임 이용 데이터 무료 혜택을 9월 말까지 3개월 더 연장한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은 6월 말까지 제공했던 '포켓몬고' 게임 이용 데이터 무료 혜택을 9월 말까지 3개월 더 연장한다. [사진 SK텔레콤]

 
소비자들의 데이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소비자 대신 기업이 데이터 비용을 내는 제로레이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를 이용하는 SK텔레콤 고객들에게 게임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3개월간의 단발성 이벤트로 기획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가을까지 이벤트 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통신비는 경감할지언정 데이터 비용 분담이 어려운 중소 콘텐트 업체들 입장에서는 제로레이팅 제도 때문에 오히려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게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제로레이팅이 이용자 이익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는만큼 사안 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제로레이팅의 규제 근거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관련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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