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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울음을 묻다

중앙일보 2017.07.18 14:53
경남 하동군 섬진강 일대에 막바지 장맛비가 흩날리고 있다. 비와 몸을 섞은 구름이 도화지처럼 펼쳐진다. 김현동 기자

경남 하동군 섬진강 일대에 막바지 장맛비가 흩날리고 있다. 비와 몸을 섞은 구름이 도화지처럼 펼쳐진다. 김현동 기자

 
울음을 묻다
 
 
                                               문정영
 
구름이 산의 왼쪽 허리를 긁는다
저 가려운 곳에 긴 울음이 숨겨져 있다
 
새 한 마리가 의문을 품고 저 길을 난다
저기서 헤어진 사람도 숨겨진 물음을 묻는다
 
그 물음을 얻기 위해 새는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나무는 드문드문 눈을 뜨고 있다
아득하다는 말은 저 길을 사람의 눈으로 묻는 것
희고 검은 것은 낮과 밤의 가라앉음
 
너를 희다 검다 말하기 위해서는
그 안의 울음을 먼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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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영 : 시인.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건국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시집으로는 <잉크> <그만큼> 등이 있다. 계간 <시산맥> 발행인이자 '윤동주 서시 문학상'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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