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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정체 심한 수도권 추돌 잦고, 진로 꼬인 창원권 사망사고 비중 1위

중앙일보 2017.07.15 01:00 종합 17면 지면보기
휴가철 이곳은 조심하세요, 고속도로 ‘마의 구간’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버스 추돌사고는 서울 방향 양재나들목(IC)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고 버스는 앞서 북오산톨게이트로 고속도로에 진입해 신갈분기점(JC)·판교IC 등을 거쳤다. 2013~2015년 비슷한 졸음운전 중상사고가 세 건 났던 구간이다.
 

양재IC, 신갈~오산 구간
하루 20만대 이상 몰려 상습 혼잡
가다 서다 반복하다 앞차와 쿵

본·지선 엉킨 창원JC 부근
승용·화물 지정차로 갑자기 변경
차량 수십대 X자 엇갈리며 곡예

터널 인근 사고 많은 영동선
본능적으로 감속, 이유 없이 정체
고속으로 뒤따르다 깜빡하면 참사

중앙일보는 소위 ‘마(魔)의 구간’이라 불리는 사고 다발 구간이 정말 있는지, 있다면 왜 그곳에서 사고가 빈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국 고속도로를 1㎞X1㎞ 단위로 잘라 분석했다. 2013~2015년 사망사고가 한 건 이상 난 곳 전체와 사상사고가 3건 이상 중복 발생한 곳을 지도 위에 겹쳐 봤다. 그 결과 총 4487건의 사고 가운데 1378건이 집중된 사고 다발 구간 18곳을 찾아냈다. 현장 취재와 교통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각 구간의 특징도 알아봤다.
 
 
디지털 스페셜

◆연쇄추돌 빈발, 경부선 수도권=지난달 29일 낮 12시 서울 양재동 서울오토갤러리 앞 양재대로. 양재IC 한남대교 방향으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500m 넘게 줄지어 늘어섰다. 여기에 부산 방향 램프로 가려는 차들이 뒤엉키며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이 일대의 차량 통행량은 하루 평균 20만 대. 정체로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잦다. 하루 평균 약 25만 대의 차가 오가는 신갈JC~오산IC 구간도 마찬가지다. 오산IC~오산톨게이트 하행선은 톨게이트까지 거리가 채 200m도 안 되는데 하이패스 차로는 하나뿐이라 차들이 차로를 급히 바꾸다 사고가 자주 난다.
 
◆도로 ‘구불구불’ 남해선=지난달 29일 남해고속도로 창원JC. 부산 방향으로 차를 달리자 승용차·화물차 수십 대가 X자로 엇갈리며 곡예운전을 했다. 오른쪽 지선을 타고 온 승용차들은 도로 왼편인 1·2차로로, 왼쪽 본선을 달리던 화물차들은 지정 차로인 3·4차로로 급히 차로를 바꿨다.
 
2000년 신설된 남해고속도로는 원래 마산외곽고속도로였다. 하지만 통행량이 늘며 남해고속도로 본선이 됐고, 원래 남해고속도로는 지금의 남해1지선이 됐다. 결과적으로 지선이 먼저, 본선이 나중에 만들어지며 차량 진행 방향이 꼬이게 된 것이다. 이 구간 시설 담당인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의 안성진 경사는 “장기적으로 사고를 줄이려면 화물차 전용 우회도로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김해IC~대저JC는 곡선 구간과 단속카메라도 많아 차들이 속도를 높였다 줄였다를 반복한다. 장유IC~냉정JC 구간은 원래 왕복 2차로였던 것을 현재 왕복 4차로로 확장했지만 기존 도로를 그대로 넓혀 구불구불 급커브 구간이 많다. 운전자들은 “고속도로지만 도로 사정은 국도급”이라고 말한다.
 
◆직선도로의 덫, 천안·청주권=지난달 27일 충남 천안시 북천안IC 부근 경부고속도로. 직선으로 쭉 뻗은 4개 차로를 차들이 빠르게 질주했다. 천안IC까지 5㎞를 달리는 동안 제한속도(시속 100㎞)를 지킨 취재차량은 계속 추월당했다. 이 구간은 길이 소위 ‘뻥 뚫려’ 과속하는 차가 많다. 이 때문에 갑자기 지·정체 구간이 나타나면 속도를 못 줄이고 사고를 내는 차가 적지 않다. 청주IC~남이JC 구간도 마찬가지다.
 
남천안IC~남풍세IC는 졸음운전 사고가 많다. 서울을 떠나 남쪽으로 가는 차량 운전자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를 타다 천안논산고속도로로 갈아탄 차들은 대부분 정안알밤휴게소까지 130㎞를 쉬지 않고 달린다. 안 막히면 1시간30분 거리지만 길이 막히면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지·정체 때 추돌사고가 많이 난다.
 
중부고속도로 서청주IC는 청주 서북부권 주민들이 자주 이용한다. 주로 인근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차가 많다. 이들과 백화점·대형마트를 오가는 화물차 사이에 사고가 잦다.
 
◆공포의 화물차, 경기도·인천권=서해안고속도로는 수도권과 호남을 연결하는 유일한 고속도로다. 그만큼 차량 통행량이 많다. 특히 조남JC 부근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만나며 통행량이 급증한다. 게다가 내리막 구간이라 과속사고가 잦다. 서평택JC부터는 인근 아산 국가산업단지와 평택·당진항을 오가는 화물차가 많이 다닌다. 하루 평균 5만4200여 대가 오가는데 이 중 7570대(14%)가 대형·특수화물차다. 서해대교에선 안개사고가 잦다.
 
경인고속도로 신월IC~서운JC 구간과 서창JC 인근 도로는 늘 ‘포화상태’다. 부근에 신도시와 택지지구가 개발되며 서울 통근 인구가 크게 늘어서다. 여기에 인천으로 가는 화물차까지 엉켜 출퇴근시간에는 상습 지·정체가 발생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남양주IC~하남IC도 구리·남양주 주민 승용차와 인근 백화점·수산센터 등을 오가는 화물차가 뒤섞여 늘 혼잡하다.
 
◆길 잃기 일쑤, 대구·울산·김해권=운전자들이 꼽는 대표적인 ‘운전하기 힘든 고속도로’다. 갑자기 갈림길이 튀어나오거나 도로가 급하게 꺾이는 구간이 많고 화물차도 많이 다니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금호JC 인근은 특히 전복사고가 많다. 이곳은 과거 구마고속도로(현 중부내륙선)와 경부고속도로의 교차지점이었다. 이 때문에 다른 JC와 달리 연결도로가 꼬여 있다. 연결램프의 커브도 급하다. 램프 구간 제한속도는 시속 60㎞지만 여느 JC 램프처럼 생각하고 감속하지 않고 회전하다 전복되는 차가 많다. 도동JC는 부산~포항·팔공산 갈림길과 포항~팔공산 갈림길이 갑자기 나온다. 그 탓에 급히 진로 변경을 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통도사IC 인근에선 울산으로 가는 차들이 사고를 많이 낸다. 서울산IC를 통과한 차가 경부고속도로에 합류한 지 불과 500m 만에 다시 울산고속도로로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유령 정체’ 영동선=운전자들은 어두운 터널에 가까이 가면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이 때문에 실제로 막힐 이유가 없는데 지·정체가 생기는, 소위 ‘유령 정체’가 나타난다. 영동고속도로 터널 인근에서 유독 사고가 잦은 건 그 때문이다. 시속 100㎞로 주행하는 차량은 1초에 약 30m를 달리기 때문에 ‘유령 정체’ 때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가 잠깐만 한눈을 팔면 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둔내·봉평·진부터널이 사고 다발 구간이다.
 
운전자가 한눈을 파는 대표적인 사례는 졸음운전이다. 지난해 7월 봉평터널 참사나 지난 5월 둔내터널 고속버스 사고가 그런 경우였다. 6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5중 추돌사고가 났다.
 
※더 상세한 기사는 news.joins.com/Digitalspecial/19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S BOX] 마의 새벽 5시·6시, 과속·졸음에 났다 하면 대형사고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버스 추돌사고는 오후 2시50분쯤 발생했다. 식후 졸음운전이 빈발하는 시간대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졌다.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은 매년 약 300명. 사망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마의 시간대’가 따로 있을까.
 
2013~2015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총 4487개의 사고 가운데 중상 이하(중상·경상·부상) 사고는 대부분 오전 11시~오후 6시 사이, 차량 통행량이 많은 낮시간대에 발생했다. 반면 새벽이나 밤시간대에는 사고가 낮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사망사고는 차가 드문 새벽에 주로 발생했다. 오전 6시(사고 151건 중 사망 42건), 오전 5시(155건 중 40건), 오전 1시(193건 중 40건) 등이다. 새벽에 사망사고가 잦은 것은 졸음·과속운전 탓으로 추측된다. 김봉곤 한국도로공사 교통처 부장은 “운전자가 수면 부족으로 졸기 쉬운 데다 낮과 달리 차가 없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공작물 충·추돌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공작물은 도로 위에 세워진 중앙분리대·가드레일·교각·옹벽 등을 가리킨다. 3년간 총 184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89건(48.3%)이 사망사고였다.
 
특별취재팀=위성욱·신진호·김민욱·이은지·박진호·최종권·백경서·조혜경 기자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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