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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한수원 노조 "'도둑이사회' 원전 공사중단 졸속 처리…파업 논의하겠다"

중앙일보 2017.07.14 18:55
14일 오후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김병기(가운데) 한수원 중앙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이사회의 기습적 신고리 원전 공사 일시 중단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경주=프리랜서 공정식

14일 오후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김병기(가운데) 한수원 중앙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이사회의 기습적 신고리 원전 공사 일시 중단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경주=프리랜서 공정식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오전 '기습 이사회'를 개최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일시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 한수원 노동조합이 이를 '도둑 이사회'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한수원 노조는 한수원 이사회 무효 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파업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14일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
한수원 노조 성명 내고 '도둑 이사회'라 비판

15일 공사현장서 비상대책위 열고 대책 논의
한수원 노조위원장 "파업도 논의할 수 있다"

 
한수원 노조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 과정을 보면 과연 이것이 국민 통합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운 새로운 정부의 통치행위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본인들이 공사 진행을 결정해 놓고 정권의 요구라 해서 이를 다시 뒤집는 이사진들을 국민들은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14일 오후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김병기(왼쪽) 중앙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이 이사회의 기습적 신고리 원전 공사 일시 중단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경주=프리랜서 공정식

14일 오후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김병기(왼쪽) 중앙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이 이사회의 기습적 신고리 원전 공사 일시 중단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경주=프리랜서 공정식

 
앞서 이날 오전 8시30분 한수원 이사회는 경북 경주시 북군동 스위트호텔 지하 2층 한 회의장에서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의결에 따라 공사는 즉시 중단됐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3개월간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 중단 여부를 따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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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수원 이사회가 공사 현장 주변(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물론 노조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채 이사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졸속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병기 한수원 중앙노조위원장은 "기습 이사회 개최는 과거 독재 정권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것인데 현 정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수원 노조는 15일 오후 1시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현장 주변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노조 지부장급 이상 임원들이 참석한다. 한수원 노조엔 41개 지부가 있다. 지역민과 공사 관련 업체 종사자와 함께 대규모 집회도 연다. 이사회 결정을 무효화하는 법적 대응은 물론 이사진 개개인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한수원 이사회 개최가 무산됐던 지난 13일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이관섭(왼쪽) 한수원 사장과 김병기 노조위원장이 본관 출입문 앞에서 대립하고 있다. 경주=프리랜서 공정식

한수원 이사회 개최가 무산됐던 지난 13일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이관섭(왼쪽) 한수원 사장과 김병기 노조위원장이 본관 출입문 앞에서 대립하고 있다. 경주=프리랜서 공정식

 
특히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노조원 총파업도 논의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한수원이 공기업의 위치에 있지만 파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총파업도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국 25개 원전을 비롯해 각 사업장에서 일하는 한수원 노조원은 6500여 명(한수원 전체 직원 수는 1만2000여 명)이다.
 
하지만 한수원이 국가 기간산업에 속하는 전력 공급을 하고 있는 만큼 실제 파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법적으로 규정된 '필수공익사업장'에 속해 직권중재를 통해 노사분쟁을 국가가 종료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공사가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은 한수원 노조원들의 정식 사업장이 아니라 파업을 강행할 경우 불법 파업 논란이 생길 공산이 크다.
이런 상황에도 한수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자칫 여름철 전력 수급 비상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14일 오전 한수원 '기습 이사회'가 끝난 경북 경주시 북군동 스위트호텔 지하 2층 회의실. 테이블에 유리잔과 펜이 놓여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4일 오전 한수원 '기습 이사회'가 끝난 경북 경주시 북군동 스위트호텔 지하 2층 회의실. 테이블에 유리잔과 펜이 놓여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한수원 노조는 "권력의 눈치만 보는 소신 없는 이사진들의 행위를 한수원 노조원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국무회의 결정과 산업부 공문으로 이사들을 압박한 정부에 대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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