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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속보]갑질 논란 미소야 측 "공정위 신고할 수 없다"는 우월적 계약서·합의서에 명시

중앙일보 2017.07.14 00:01
갑질 논란에 휩싸인 프랜차이즈 ‘미소야’ 본사 ㈜보우앤파트너스(보우)가 지역본부 사업자인 ㈜굿모닝F&D(에프앤디)와 계약서를 체결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할 수 없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6월 보우앤파트너스와 굿모닝F&D가 체결한 합의서 사본. 10번째 조항(합의의 효력)에 공정위 신고 등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 금영락씨 제공]

2015년 6월 보우앤파트너스와 굿모닝F&D가 체결한 합의서 사본. 10번째 조항(합의의 효력)에 공정위 신고 등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 금영락씨 제공]

 

법률전문가 "명백한 약관규제법 위반, 공정위가 강력하게 처벌해야"
미소야 측 보우앤파트너스 "관행으로 이뤄져 법적문제 안된다" 반박

13일 본지가 입수한 ‘보우와 굿모닝에프앤디 간 합의서’를 보면 10번째 조항(합의의 효력)에 ‘본 합의서 날인 시 기존에 제기된 공정위 신고, 공정거래조정원 조정 신청 등은 즉시 취하하며 향후에도 일절 공정위·조정원 등 민원 신고나 언론보도 기타 민·형사, 행정 등 어떠한 분쟁이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 합의서는 2015년 6월 2일 작성한 것으로 보우 측에서는 총괄이사, 굿모닝F&D에서는 대표이사가 각각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계약은 2016년 12월 31일 종료되는 것으로 돼있다.
 
이런 조항은 사흘 뒤인 2015년 6월 5일 작성한 ‘지역본부 계약서'에도 나와 있다. 지역본부 계약서 제31조(이의 제기의 금지)에는 ‘을(굿모닝F&D)은 2016년 12월 31일 본 계약 종료 시 계약의 종료 등을 이유로 공정위·조정원 등 민원신고나 언론 보도, 민·형사 및 행정사 일체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기록돼 있다.
2015년 6월 보우앤파트너스와 굿모닝F&D가 체결한 지역본부 예약서 사본. 제31조(이의 제기의 금지)에 공정위 신고 등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 금영락씨 제공]

2015년 6월 보우앤파트너스와 굿모닝F&D가 체결한 지역본부 예약서 사본. 제31조(이의 제기의 금지)에 공정위 신고 등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 금영락씨 제공]

 
공정위에 보우를 신고한 금영락(52) 굿모닝F&D 전 대표는 “명백한 위법 행위인데도 부당한 조건을 수용하도록 강요했다”며 “해당 조항은 보우 측이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씨의 신고를 대리한 법무법인은 “그동안 많은 불공정거래 사건을 맡았지만 이번과 같은 피해 사례를 본 적이 없다”며 “공정위와 조정원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약서와 합의서에 명시된 내용은 권리를 포기하게 만든 명백한 약관규제법 위반”이라며 “갑을관계에서 작성한 것으로 공정위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우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우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관행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킨다”며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한 게 아니라 합의서 작성 때 통상적으로 기재되는 부제소(不提訴) 합의였다”고 반박했다.
 
본지의 불공정 논란 보도가 나가자 이 사건에 위법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경찰이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본사와 지역본부간 부당한 거래를 다룬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이지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사적인 거래지만 공정위 조사와 별도로 수사가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운영하다 계약해지로 파사한 금영락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대전시 낭월동 회사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폐허가 된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운영하다 계약해지로 파사한 금영락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대전시 낭월동 회사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폐허가 된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경찰 관계자는 “언론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은 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자의 고소나 관계기관의 협조가 접수되면 곧바로 수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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