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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해외 주둔지 중 최대라는 캠프 험프리스를 둘러보니

중앙일보 2017.07.11 20:31
 11일 국내 언론에 공개한 경기 평택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는 ‘평택 개리슨(Garrison)’이라고도 불린다. 개리슨은 규모가 큰 미 육군 주둔지를 뜻한다. 토머스 밴덜 미 8군 사령관은 이곳을 “해외 주둔 미 육군 기지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캠프 험프리스를 둘러 보니 '최대'란 말이 실감났다. 
 캠프 험프리스의 면적은 여의도의 5.5배인 1467만7000㎡다. 기지 둘레는 18.5㎞. 차로 둘러 보는데 45분 걸린다고 한다. 물론 영내 규정 속도인 시속 40㎞ 기준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원래 주한미군의 헬기 부대인 제2전투항공여단이 주둔한 곳이었다. 이날도 AH-64 아파치 전투헬기와 CH-47 치누크 수송헬기, UH-60 블랙호크 다목적헬기 등이 2㎞ 길이의 활주로에서 쉴새 없이 뜨고 내렸다. 항공기로 북한을 정찰하고 통신을 감청하는 제501군사정보여단의 제3군사정보대대도 이곳이 주둔지다. 2003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전국의 173개 주한미군 기지와 시설을 통폐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캠프 험프리스엔 서울 용산의 주한미군사령부와 8군사령부, 의정부ㆍ동두천의 제2보병사단 등이 이전한다. 지난달 기준으로 평택 기지의 공정률은 94%였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올해 안에 옮겨지며, 2사단은 내년까지 이전이 완료된다.
 주한미군의 주력이 대부분 캠프 험프리스로 옮겨지지만 예외가 있다. 제210야전포병여단은 캠프 케이시(동두천)에 계속 남는다. 이 부대는 다련장로켓(MLRS)과 전술 지대지 미사일(ATACMS)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장사정포에 맞서는 대화력전의 핵심 전력이다.  한ㆍ미는 한국군의 능력이 갖춰질 때까지 이 부대를 남기기로 했다. 또 한ㆍ미연합사령부의 소수 인원은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협조를 하기 위해 용산에 잔류한다.
 캠프 험프리스는 향후 주한미군의 ‘작전 허브’ 기능을 할 예정이다. 그에 맞춰 군사시설도 잘 돼 있다. 부대 곳곳엔 다양한 종류의 장갑차ㆍ트럭ㆍ지원차량 등이 즐비했다. 3600대를 주차해 정비를 할 수 있는 차량정비 시설(9만㎡)이 모두 3곳이 있다. 영내엔 전차 기동 훈련장과 소화기(소총) 사격장, 유격훈련장 등도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간단한 훈련은 영내에서 할 수 있으며, 규모가 큰 훈련이나 전차 실탄 사격 훈련은 경기 북부의 캠프 로드리게스에서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또 유사시 증원 병력의 전개를 위한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 철도 경부선의 지선을 영내 안으로 끌어와 부산ㆍ의정부 등 전국으로 군수물자를 운송할 수 있다. 평택항과도 가깝다. 자체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고, 미 공군이 주둔한 오산기지가 근처에 있다. 이는 주한미군 병력과 무기를 한반도 이외 지역의 분쟁에 손쉽게 투입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관계자는 “캠프 험프리스 4만4000~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며 “수용은 거주와 다른, 군사적 개념이다. 전시 병력을 영내에 받을 수 있는 수준이 4만5000명까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영내 안에는 마트ㆍ극장ㆍ복지시설ㆍ동물병원 등이 들어선‘다운타운’이 2곳이 있다. 스타벅스ㆍ타코벨 등 미국계 프랜차이즈 매장도 곳곳에 보인다. 군인과 군무원의 자녀들이 다니도록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마련됐다. 규모는 작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워터파크가 있다. ‘미국 본토의 소도시를 그대로 옮겨왔다’는 평가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장성과 영관 장교를 위한 개인 주택은 한국의 전통 디자인을 따 기와를 얹었다.
평택=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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