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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랜차이즈도 '갑질' 심할까...70년대 혼란 겪으며 정비

중앙일보 2017.07.11 16:20
프랜차이즈의 역사는 1895년 '싱어미싱'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 기계를 만든 아이작 싱어가 판매를 전국 딜러들에게 맡기면서 가맹업의 개념이 생긴 것이다. 첫 외식 프랜차이즈는 1932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등장했다. 인기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하워드 존슨은 다른 동네에 자신의 레스토랑과 같은 이름과 메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도입해 부자가 됐다. 존슨은 레스토랑에 이어 프랜차이즈 영역을 모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면서 붐을 일으켰다. 이후 50년대 들어 미국 고속도로 시스템이 완성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은 날개를 달았다. 
 

쌍방에 공평한 투명한 계약 확립
호주는 필수물품 구입 사전 허가
본점 주요 수익원을 '브랜드 사용료'

122년 가맹업의 역사를 쌓은 미국에선 현재 한국이 겪고 있는 논란을 일찌감치 겪었다. ‘재료비에 숨겨진 수수료’, 공급처와 뒷거래 등은 미국에서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제도가 정착된 것은 70년대 이후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본부와 가맹점의 이해관계를 비교적 공평하게 보호하는 계약 모델이 등장했다. 
 
정착된 모델의 핵심은 상생(相生)이다. 가맹점은 브랜드의 표준 규정을 지켜 브랜드가 축적해 온 신뢰도와 명성을 보호해야 한다. 본부는 가맹점이 편히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야 자신도 이익을 낼 수 있다. 
 
미국에서도 프랜차이즈 본부가 물품과 재료를 조달할 공급처를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복수의 공급처를 추천하기도 한다. 또 점주들이 필요한 물품을 공동 구매해 쓰는 프랜차이즈도 있다. 최적의 공급처와 가장 좋은 가격을 확보하기만 하면 된다. 
 
미국과 한국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주요 수익원이다. 미국의 경우 가맹 본점의 주요 수익원은 수수료다. 수수료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상표 사용 권리와 매장 운영ㆍ상품 제조ㆍ고객 응대 등의 노하우를 제공하면서 받는 대가의 통칭이다.
 
미국에서 수수료는 세 유형으로 분류된다. ^표지(브랜드) 사용 수수료 ^재교육과 마케팅 지원 수수료 ^매출에 대한 수수료가 그것이다.
 
한국에선 이 세 유형 중 브랜드 사용 수수료에 대한 거부감이 큰 편이다. 미국에선 가맹본부에 속해 사업을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브랜드 사용료를 낸다.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는 안정적 수익원을 수수료 대신 식재료 마진에서 찾는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한국 가맹업 본부의 매출 79.9%가 식재료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프랜차이즈경영학회 회장 이용기 세종대 경영대 교수는 “물류 마진에 의존하는 한국형 프랜차이즈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도 로열티로 이익을 보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맹점을 보호하는 제도도 지금보다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호주의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가 필수 구입물품 공급처를 정할 때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광고·판촉비를 걷을 때 이를 받는 별도의 계좌를 설정해 다른 명목으로 쓰이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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