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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실 ‘잠복결핵’ 집단 감염 100명 넘을 수도,“영아 발병률 성인의 5배”

중앙일보 2017.07.11 15:29
모네여성병원결핵피해자모임 회원들이 1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모네여성병원 앞에서 보건당국의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네여성병원결핵피해자모임 회원들이 1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모네여성병원 앞에서 보건당국의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노원구 모네여성병원에서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병원측과 보건당국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이 병원에서는 신생아실 간호사가 결핵 확진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피해자모임, 병원 앞에서 대책 마련 촉구
현재까지 양성 판정 신생아 67명

 
모네여성병원결핵피해자모임(대표 박수홍)은 11일 이 병원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인 병원 측은 보건당국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피해자 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당장 부모들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결핵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신생아실 간호사 A씨(34)는 지난해 11월2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신생아실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동안 신생아실을 이용한 영아는 798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668명이 결핵 검진을 받았고, 625명이 판독 결과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문제는 잠복결핵 감염이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다. 생후 1년 미만 영아가 잠복결핵에 감염될 경우 활동성 있는 결핵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있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학계에서는 성인의 경우 10%가 결핵으로 발전되며, 영·유아는 그 비율이 30~50%까지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잠복결핵 양성을 나타낸 신생아는 67명이다. 잠복결핵 검진을 받은 신생아 600명 중 판독까지 마친 504명의 13.3%다. 이 비율대로라면 전체 대상자인 798명의 검사 및 판독이 완료되면 양성판정을 받은 신생아는 100명 안팎이 될 수 있다.
 
이날 피해자 부모들은 호소문을 통해 "아기들은 받지 않아도 될 결핵 검사와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라며 "이번 사태가 출산과 육아에 행복해야할 1600명 부모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또 "결핵이 국가관리 질병임에도 정부기관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보건당국과 병원이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병원에서 지난 3월 아들을 출산한 김혜경(31)씨는 "지난달 아기가 역학조사 대상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하루하루가 악몽이었다"며 "태어난 지 100일 된 아기에게 주사를 놓고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걸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음성판정을 받은 부모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 2월 딸을 출산한 박지혜(36)씨는 "아기가 결핵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불안감에 잠을 이룰수 없다"며 "국가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조차 제대로 된 판정 기준이 없어 결과가 제각각이다. 부모가 직접 치료법을 공부해서 제시해야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병원 측과 노원구 구의회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한 병원 측은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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