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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봉쇄작전 사각지대는 아프리카

중앙일보 2017.07.11 14:44
미국 정부가 북한을 경제ㆍ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봉쇄 작전에 돌입했지만 아프리카가 숨은 구멍이라는 지적이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은 인프라 건설과 무기 수출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재정적 생명줄처럼 활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북ㆍ중 교역 규모에 비하면 적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한에 쏠쏠한 외화벌이 창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WP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한의 생명줄"
에리트레아,콩고 등에 군용 장비 수출
과거 끈끈한 외교 관계 구축이 배경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2010년 완성됐으며 높이는 약 50m다. 북한은 기념상 제작비로 2700만 달러를 받았다. 만수대창작사가 해외에 대형 조형물을 수출하고 벌어들이는 외화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 [중앙포토]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2010년 완성됐으며 높이는 약 50m다. 북한은 기념상 제작비로 2700만 달러를 받았다. 만수대창작사가 해외에 대형 조형물을 수출하고 벌어들이는 외화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 [중앙포토]

 WP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북한의 또 다른 탈출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 십년간 구축했던 외교 관계 때문이다. 과거 북한이 아프리카를 포함한 제3세계를 상대로 인적 교류와 외교적 협력 관계를 깊숙이 구축했던 게 배경이다. 
 나미비아의 프란스 카포피 대통령부장관은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놓고 북한의 도움에 의지했다”고 주장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했을 정도다. 아프리카의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북한에 코뿔소 두 마리를 보내 양국 친선을 과시했던 전례가 있다.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투 중심가에는 ‘김일성 대로’로 이름 붙여진 거리가 있다.
 
 북한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외화 박스로 활용하는 사례는 곳곳에서 등장한다. 유엔이 올해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에리트레아에 군용 무선 장비를 수출했고, 콩고엔 자동화기를 보냈다. 앙골라ㆍ우간다에는 군사훈련 교관을 파견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은 금지 물자의 교역을 통해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며 “이는 점점 정교해지고 규모도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건설 회사를 이용해 아프리카에서 군사ㆍ보안 시설을 만들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유엔은 뒤늦게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북한과의 거래를 끊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여전히 제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나미비아는 군수 공장과 군사학교 건설을 북한의 만수대해외개발회사에 맡겼다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으로 지적을 받았다. 나미비아 정부는 지난해 “유엔 제재 결의 이행에 충실하겠지만 북한과의 훈훈한 외교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WP에 따르면 나미비아 정부의 제재 이행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국방부 청사에선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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