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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내달 필리핀서 북 이용호 외무상과 접촉 의사

중앙일보 2017.07.11 01:49 종합 6면 지면보기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부터)이 10일 오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부터)이 10일 오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다음달 초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접촉할 의사가 있다고 10일 밝혔다.
 

‘베를린 구상’ 발표 뒤 첫 외통위
강 “북핵 싸고 방법론 차이 있을 뿐
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아니다”
조명균 “우리 측 제의, 북 반응 보며
서두르지 않고 남북대화 추진할 것”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다음달 열리는 ARF에서 남북 회동 가능성이 큰가”(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라는 질문에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그 계기를 최대한 활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앞서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ARF에서 이 외무상을 만나 태도 변화를 종용할 것이냐(이석현 민주당 의원)”는 질문에 “여건이 조성되면 얼마든지 만날 의사가 있다”고 답했었다. ARF는 남북을 포함해 북핵 6자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회의다. 별도로 양자회담을 조율하지 않더라도 모든 참석자가 참여하는 세션과 갈라 만찬 등 강 장관과 이 외무상이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여러 차례 있다. 접촉이 성사된다면 북측에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등에 대해 직접 추가적인 설명도 할 수 있다.
 
이날 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의 성과, 문 대통령이 발표한 베를린 구상 등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다. 강 장관은 “북핵을 둘러싸고 한·미·일, 북·중·러로 신냉전체제가 형성됐다는 지적이 있다”(서청원·문희상 의원)는 질문엔 “방법론에서 서로의 초점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이것을 신냉전 구도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내용에 대해선 “미국의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압력이 될 수 있는 제재를 결의안에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가 있기 때문에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 장관은 미국 측의 독자 제재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기업, 개인도 제재) 옵션도 지금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 측은 경제적 제재를 최대한으로 가한다는 입장이며 안보리 제재 협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일방 제재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대북 원유 공급 제한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과 안보리 이사국과 협상한 결과로 나오는 결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외통위 현안보고에 함께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는 베를린 구상 발표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조 장관은 “남북한 간에는 북핵 문제 말고도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이 있다”며 “당장 문 대통령이 제안한 이산가족 문제 등에 필요하다면 바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를 서두르거나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북한 핵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복원에 기여할 수 있는 차원에서 대화 재개를 모색해 나가겠다”며 “대화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중단하겠다고 대상을 정한 것은 아니고 포괄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북한의 반응을 봐 가면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 집권자의 미국 행각은 한마디로 말하여 상전에 대한 비굴한 아부아첨과 구걸로 얼룩진 치욕스러운 친미굴종 행각”이라고 비판했다. 또 방미 중 문재인 대통령의 장진호 기념비 헌화를 두고선 “황천객이 된 고용병들의 기념비라는 것부터 기신기신 찾아가 고개를 조아리고 미군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미군에 대한 존경이니 뭐니 하는 당치 않은 나발을 불어대고 감사 표시를 하는 구역질 나는 광대극을 펼쳐놓았다”고 비난했다. 
 
박유미·김포그니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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