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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한이 화성-14형 쐈을 때 탄도미사일 정보 첫 실시간 공유

중앙일보 2017.07.11 01:35 종합 6면 지면보기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당시 한·미 군 당국이 사상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각 대응 시스템 6월 본격 가동

군 소식통은 10일 “한·미가 올 초 한국군의 작전통제소(AMD-Cell)와 주한미군의 전구유도탄작전반(TMO-Cell) 간 실시간 정보 연동 시스템을 구축했다. 4월까지 시범 운용한 뒤 6월 운용에 들어갔다”며 “지난 4일 화성-14형 발사 때 그 효용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정보 연동 시스템 구축은 한국이 보유한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과 이지스 구축함의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X밴드 레이더 등이 수집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라 시스템을 100% 가동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탄도미사일 정보 공유 이전에는 한·미 간 구두나 문서 형태로 정보를 서로 전달했다. 인공위성 등 탐지 자산이 부족한 한국이 미국 측의 정보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또 정보 공유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탐지 후 수분 내 요격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엔 큰 도움이 될 수 없었다. 현 정부는 KAMD를 당초 목표인 2020년대 초반보다 앞당겨 완성하려 하고 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당초 실시간 연동에 소극적인 미국이 2012년 12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은하 3호 발사를 계기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당시 북한은 한·미 정보 당국을 속이기 위해 “기술적 문제로 발사 예정시간을 늦춘다”고 대외적으로 알린 뒤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로켓을 기습 발사했다. 미국은 뒤늦게 인공위성을 투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서해에 배치된 한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발사 사실을 포착한 뒤 이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 소식통은 “실시간 연동의 허용은 미국이 탄도미사일 발사 지점(북한)에 가까운 곳에 배치한 우리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이지스함 레이더의 진가를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체결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에 따라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를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일본의 통합막료감부 간 직통라인(핫라인)을 통해 구두로 공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미·일 3국 간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 공유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의 전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은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 목표”라며 “미국의 MD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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