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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눈에 확 띄는 핑크빛 자판기 … 알고 보니 카페로 가는 비밀문

중앙일보 2017.07.11 01:25 종합 16면 지면보기
인스타 거기 어디 │ 망원동 미스터리 카페 ‘자판기’
예상을 깨는 반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먹힌다. 서울 망원동 카페 ‘자판기’는 이런 반전 매력으로 최근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에서 뜬 곳이다. 6월 9일 문을 연 이 카페는 영업 시작 겨우 한 달 만에 인스타 스타로 떠올랐다. #자판기란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 2만400여 개 대부분이 이곳 사진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이 사진들에 등장하는 건 대부분 회색 콘크리트 벽에 덩그러니 놓여진 핑크색 자판기다. 그 자체도 특이하거니와, 이게 ‘자판기’라는 이름의 카페라는 사실도 흥미를 끈다.
 
망원동 카페 자판기의 출입구인 핑크색 자판기 문.

망원동 카페 자판기의 출입구인 핑크색 자판기 문.

카페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근처에 있다. 망원1동 주민센터 쪽으로 나 있는 시장 입구를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몇 걸음 걸으면 인스타 속 핑크색 자판기가 나타난다. 분명 카페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간판은커녕 심지어 문도 없다. 회색 벽에 핑크색 자판기가 하나, 그 옆에 있는 큼직한 창문 하나가 전부다. 그런데 창문 안을 들여다 보니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손님들이 벽 안쪽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입구가 없는데 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들어간 걸까.
 
바로 여기에 이 카페만의 반전 포인트가 있다. 사진에 수없이 올라온 핑크색 자판기의 정체는 바로 카페로 들어가는 ‘문’이다. 자판기 손잡이를 당기면 마치 비밀의 문처럼 자판기가 앞으로 스르륵 당겨지며 카페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일단 이곳을 찾은 사람은 카페 밖에서 긴 시간을 머문다. 자판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햇빛이 잘 드는 자리인 데다 회색 벽과 자판기의 핑크색이 조화를 이뤄 셔터를 대강 누르기만 해도 그림처럼 사진이 잘 나온다.
 
카페 내부의 모습.

카페 내부의 모습.

자판기 문을 통과하면 마치 드라마 ‘도깨비’처럼 또 다른 세상이 나온다. 초록색 나무가 무성하게 심어져 있는 화단을 중심으로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는 카페다. 여느 카페에 있는 테이블, 의자 대신 사람들은 흰색 타일을 붙여놓은 화단과 벽을 따라 만들어 놓은 붙박이 의자에 자유롭게 모여 앉아 차를 마신다.
 
자판기 카페는 커피·밀크티와 케이크를 파는 디저트 카페다. 월드수퍼바리스타챔피언십(WSBC)에서 수상한 바리스타 홍기호(32)씨와 육관영(36)씨가 함께 만들었다. 두 사람이 생각한 카페의 콘셉트는 처음부터 ‘반전’과 ‘재미’였다.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자판기 문 역시 이름을 어떻게 재미있게 보여줄까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다.
 
메뉴는 단출하다. 저온에서 24시간 우려낸 냉침 밀크티와 커피, 그날그날 맛이 좋은 제철 과일을 사용한 틴 케이크 5종류가 전부다. 메뉴는 적지만 맛은 풍부하다. 허브 향 강한 재스민티를 베이스로 한 재스민 밀크티(5500원)와 검은콩을 갈아 만든 블랙빈 소이 밀크티(6000원)가 인기다.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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