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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북 도발 '레드라인'은 6차 핵실험

중앙일보 2017.07.05 11:34
대화에 무게를 실었던 문재인 정부의 대북 구상이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추가도발 중단-핵동결-대화-핵폐기를 골자로 하는 문 대통령의 단계적 접근법에 차질이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제재와 대화 모두 활용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런 투트랙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임계점은 무엇일까.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만나 “북한이 한ㆍ미 정상이 협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며 “저는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ICBM급 미사일 발사가 중대한 상황 변화에 해당되긴 하지만 아직은 ‘레드라인’을 넘어서지는 않았다는 시각이었다.

문 대통령 후보 시절 '돌아올 수 없는 강' 언급
"6차 핵실험시 임기내 남북관계 개선 어려워"

문 대통령은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는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ICBM급일 경우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단호한 대응’을 언급했지만 역시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정부는 아직까지 레드라인에 대해 명시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먼저 선을 그어두는 게 전술적으로 유리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했던 발언에 단서가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남북 간 상당 기간 대화는 불가능해지며, 우리가 5년 단임 정부임을 생각하면 다음 정부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6차 핵실험이 중대 변곡점이라는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4월 7일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했을 때는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을 하고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소식통은 “6차 핵실험은 기술적으로 사실상 핵무기 완성을 의미한다"며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을 전제로 대화하는 것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중국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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