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이효리. [사진 일간스포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bc92ee0e-11c5-49e5-acc0-983ec9d4f3f2.jpg)
4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가수 이효리. [사진 일간스포츠]
2013년 제주 생활 시작한지 4년 만의 컴백
'무한도전' '효리네 민박' 예능서 승승장구
새 앨범 '블랙'에도 일상서 보여준 철학 담아
"삶과 결합 큰 울림" "여전히 미숙" 평가 맞서
!['무한도전'에 출연해 멤버들과 함께 춤 수업을 받고 있는 이효리. [사진 MB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f1eaaf40-17a0-40e5-a7a9-ce0805ccf647.jpg)
'무한도전'에 출연해 멤버들과 함께 춤 수업을 받고 있는 이효리. [사진 MBC]
실제 화면에 담긴 모습은 그동안 소비돼 온 ‘섹시퀸’ 이효리의 이미지와는 달랐지만 동물 보호와 채식주의자 등 그가 말해온 ‘소셜테이너’ 이효리의 언행과는 일치했다. 너른 마당에 유기견들이 뛰노는 가운데 한가로이 햇볕을 만끽하는 모습이나 부부끼리 차를 마시면서 나누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대화는 판타지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효리네 민박'에서 제주도 라이프를 공개한 이상순-이효리 부부. 아이유가 알바생으로 합류했다. [사진 JTB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36e41cf6-20d0-4699-9d67-4195ca4c9b73.jpg)
'효리네 민박'에서 제주도 라이프를 공개한 이상순-이효리 부부. 아이유가 알바생으로 합류했다. [사진 JTBC]
‘효리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무한도전’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에 12.5%대 시청률을 달성했고, ‘효리네 민박’은 방송 2회 만에 6%를 넘어섰다.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화제성 조사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마건영 PD는 “제작진은 한 번도 힐링이나 욜로라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목표로 하지 않았는데 실제 부부의 편안하고 무료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만족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리 역시 “‘그렇게 바쁘게 살지 마세요’ ‘유기견을 입양하세요’ 라고 직접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전달되는 느낌”이라며 “내가 뭘 하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조금씩 변하고 있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을 스스로 내려놓고 있는 중인 셈이다.
!['뉴스룸' 문화 초대석에 출연해 손석희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이효리. [사진 JTB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9024f731-c885-480c-b1ef-8296c1b1189f.jpg)
'뉴스룸' 문화 초대석에 출연해 손석희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이효리. [사진 JTBC]
#변하지 않는 건 너무 위험해
![이효리는 새 앨범 '블랙'의 수록곡 10곡에 담긴 의미를 한 곡씩 나누어 설명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9004b007-6d6d-4716-8dcd-e91816898042.jpg)
이효리는 새 앨범 '블랙'의 수록곡 10곡에 담긴 의미를 한 곡씩 나누어 설명했다. [연합뉴스]
이효리는 타이틀곡을 ‘블랙’으로 정한 것에 대해 “저를 수식하던 컬러를 다 걷어내고 겉에서 보여지는 밝은 면이 아닌 내면의 어두운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밝고 대중적인 ‘러브 미(Love Me)’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유 고 걸’처럼 상큼하고 예쁘긴 해도 그 다음은 없을 것 같았다”는 것이다. 8년의 세월이 흘렀으면 그만큼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또다른 수록곡 ‘변하지 않는 건’으로도 이어져 주름 하나 없이 보정된 잡지 속 자신의 모습을 일주일이 지나도 썩지 않는 식빵에 비유하기도 한다.
![미국 LA 사막에서 촬영한 '블랙' 뮤직비디오. [사진 키위미디어그룹]](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e2581492-49cb-4364-a766-d0fe189c2a1f.jpg)
미국 LA 사막에서 촬영한 '블랙' 뮤직비디오. [사진 키위미디어그룹]
뮤직비디오와 안무에는 이같은 변화상이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미국 LA 사막 한복판에서 찍은 ‘블랙’ 속 그녀는 금보다 귀한 물을 갈구한다. 그 부족한 물을 다른 생명체와 나누고 가뭄을 극복함으로써 공존을 이야기하고, 과하게 섹시하던 춤을 걷어내고 자신에 집중하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신곡 '서울'에는 30년 이상 살던 고향같은 서울에 대한 감정을 담았다. [사진 키위미디어그룹]](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9760dc6e-8086-472d-a6fd-65ac36b4dcef.jpg)
신곡 '서울'에는 30년 이상 살던 고향같은 서울에 대한 감정을 담았다. [사진 키위미디어그룹]
새로운 도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나이가 들면서 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데 지금까지 여성연예인에 대한 소비방식은 그렇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효리의 변화는 그간의 삶과 결합돼 더 큰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음악적 시도는 높게 살만 하지만 그에 대한 가산점은 이미 지난 앨범에서 사용한 카드”라며 “대안적 삶을 선도하는 엔터테이너 이효리와 별개로 여전히 노래에 붙지 않는 보컬의 뮤지션 이효리는 아쉽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