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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취임 일성 "교육적폐 청산" "전면적 개혁"

중앙일보 2017.07.05 09:57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에서 그는 '교육적폐' '과오' 등의 표현을 쓰며 기존 교육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에서 그는 '교육적폐' '과오' 등의 표현을 쓰며 기존 교육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연합뉴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교육부 장관 취임사에서 '교육적폐 청산'이란 표현을 썼다. 그간 교육부가 유지해온 정책 기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전교조 합법화,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외고·자사고 폐지 등에 대해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의견 수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전에 비해 유연한 듯한 입장을 보였다. 
 

5일 취임식서 "교육부 지난 과오, 자기성찰 필요"
"국정교과서,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인 적폐"
자사고 폐지, 전교조 합법화 등선 유보적 입장
"소통하는 듯 보여도 생각 밀어부칠 것" 관측 나와

그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교육적폐에 대한 통렬한 성찰과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국가적 희망을 품고 있다. 교육부 해체 공약까지 등장할 만큼, 지난 교육부의 과오에 대해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교육부 공무원들에게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교육적폐 사례로 국정교과서 추진, 그리고 국립대 총장 공석 사태 등을 지목했다. 우선 국정교과서와 관련해서 “국정교과서처럼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인 정책들이 국민과 시대의 저항 앞에서 어떻게 무너졌는지 엄중히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 총장 공석 사태에 관련해선 "국립대 총장 임명을 무한정 지연시킨 것도 교육적폐”라며 “과거 이런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에서 교육부는 국립대들이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총장 후보를 추천하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당한 설명 없이 총장 자리를 길게는 1년 넘게 공석으로 비워 놓았다. 김 부총리가 '적폐' '과오'라는 표현을 쓴 만큼 교육부 내부 인사에서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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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부총리는 새 정부의 교육공약 이행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답변을 유보했다. 그는 취임식 이후의 기자간담회에서 전교조 합법화와 관련해 “사회부총리로서 긴밀하게 논의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고용노동부 소관”이라며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법외노조로 판결이 나더라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이후에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 부총리의 이전 발언·행보에 비해선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김 부총리는 새 정부의 교육공약을 사실상 입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선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에 동의했다. 김 부총리는 경기도교육감 시절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하자 유감 입장의 성명을 냈었다. 
 
현재 중3부터 교육부가 적용을 검토 중인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당초 공약에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제시했지만, 바로 할지 단계적으로 할지 점검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외고·자사고 폐지와 관련해서도 신설 예정인 국가교육회의로 공을 넘겼다. 그는 “(외고·자사고가)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고 경쟁교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 방향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신설될)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고 의견수렴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보 교육감 대표주자였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김 전 교육감과 곽 전 교육감은 전교조 문제 등에서 당시 교육부와 강하게 대립했었다. [중앙포토]

진보 교육감 대표주자였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김 전 교육감과 곽 전 교육감은 전교조 문제 등에서 당시 교육부와 강하게 대립했었다.[중앙포토]

하지만 이날 보인 '신중' 모드를, 김 부총리가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교육부 안팎의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김 부총리는 경기도교육감 시절에도 '겉으론 온화한 듯 보이지만 결국 나중에 보면 본인 소신대로 강경하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는 평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감 시절에 교육청의 말단 직원이나 정책철학이 다른 교육계 인사들과는 논쟁을 피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자기 소신에선 거의 물러서지 않았다. 교육감 시절에 당시 교육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혁신교육’을 대안으로 내세우며 지지자들을 결집했다. 경기도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 격렬한 논쟁을 부른 사안에서도 자기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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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개혁 방향을 묻는 질문에 “교육적폐를 해소하기 위해선 여러 조치가 필요한데, 특히 교육을 전면적으로 바꾸려면 안정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안정'이란 표현을 썼지만 '전면적'에 방점이 실린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 현안에 대해 당초보다 유연한 듯한 태도를 이날 보였지만 결국엔 원래대로 추진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립대 교수는 “인사청문 과정을 거치며 유연한 태도를 많이 보이긴 했지만 실제 정책에선 공약에서 처음 제시한 방향대로 추진할 것 같다. 취임식부터 ‘적폐’ ‘교육부의 성찰’ 등 표현을 쓴 것도 조직을 다잡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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