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 미세먼지 '사각지대' 많다…"측정소 11곳으로 세세한 측정 어려워"

중앙일보 2017.07.05 09:28
대구 북구 노원동에 살고 있는 김준호(34)씨는 지난 봄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 때문에 애를 먹었다. 기관지가 좋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곧장 몸이 반응하는 체질이어서다.  
 

미세먼지 측정소 11곳 불과한 대구시
대푯값 내기 어려운 곳 위치한 경우도
전문가 "측정소 수 늘리고 재배치해야"

하지만 김씨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구 북구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보면 '보통' 또는 '좋음'이라고 표시된 날이 많았다. 김씨는 목이 따가워 '미세먼지 농도가 높겠구나' 생각한 날마다 측정 결과가 그렇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전국 13개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한 시민이 미세먼지로 뒤덮인 도심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고 있다. [중앙포토]

전국 13개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한 시민이 미세먼지로 뒤덮인 도심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고 있다. [중앙포토]

 
이는 대구 미세먼지 측정 시스템의 '사각지대' 때문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구의 11개 대기측정소로는 지역 내 미세먼지의 국지적 분포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구시에는 모두 11곳의 미세먼지 측정소가 있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동구·수성구·북구에 각 2곳씩, 나머지 서구·달서구·중구·남구·달성군에 각 1곳씩이다. 이 중 달성군(426.68㎢)은 대구시 전체 면적(883.57㎢)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미세먼지 측정소가 1곳뿐이다.
대구 미세먼지 측정소 11곳 위치. 자료 : 대구시

대구 미세먼지 측정소 11곳 위치. 자료 : 대구시

 
측정소가 적절하지 못한 위치에 있는 것도 문제다. 달서구의 경우 측정소가 지역 서쪽인 호림동에 1곳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아파트단지가 대거 들어선 동쪽 월배 지역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달성군에도 서쪽인 현풍면에 측정소가 1곳 위치해 있어 비슬산(해발 1083m)을 사이에 두고 20㎞가량 떨어져 있는 동쪽 가창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어렵다.  
 
대구경북연구원은 "미세먼지 농도가 한 행정구역 내에서도 다양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통계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며 "구·군 단위의 대푯값으로 삼기 위해서 신규 측정소의 추가 또는 일부 측정소의 위치를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5월 대구지역 전체의 PM10(입자 크기가 지름 10㎛ 이하)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동구 안에서도 연료산업단지가 위치한 안심 지역에서는 농도가 높았지만 대구국제공항 근처의 농도는 낮았다. 북구도 경부고속도로와 산업단지가 위치한 서쪽 지역은 농도가 높았고 경북대가 있는 동쪽 지역은 농도가 낮게 측정됐다.
지난해 5월 측정한 대구 월평균 미세먼지 농도 분포. 자료 : 대구경북연구원

지난해 5월 측정한 대구 월평균 미세먼지 농도 분포. 자료 :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지역 전체에 대한 미세먼지 예·경보체계를 공간적으로 세분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실제 노출된 미세먼지 위협 수준을 정확히 인식하게 되고 사전에 적절한 대응 방안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