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속보] "돈이 목적이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골프연습장 살해범 뒤늦은 사과

중앙일보 2017.07.05 07:45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 [사진 연합뉴스]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 [사진 연합뉴스]

“(창원 골프연습장 피해자)A씨(47·여)가 고성을 지르고 도망치려고 해 손으로 목을 누르다 보니 죽었다.”
A씨를 납치·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5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범인 심천우(31)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4일과 5일 사이 경찰 조사에서 살해 혐의 부인하다 입장 바꿔
경찰, 심씨에게서 "고함치고 도망가려 해 살해했다" 진술 받아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심씨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고 5일 밝혔다. 심씨는 하루 전 경찰 조사에서 “잠시 다른 곳에 갔다와 보니 A씨가 죽어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숨질 당시 유일하게 현장에 있었던 심천우를 살해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와 강정임이 지난 3일 검거된 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서부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와 강정임이 지난 3일 검거된 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서부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공범인 심씨의 6촌 동생인 심씨는 경찰에서 “창원으로 다른 공범을 태우러 갔다 와 보니 A씨는 보이지 않고 마대자루 2개만 있어 (우리가 없는 사이에) A씨가 죽었다는 것을 직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A씨가 숨질  당시 옆에 있었던 사람은 형 심씨가 유일하다는 의미다.
 
A씨 부검 결과 사인도 목이 졸려 숨진 것을 의미하는 경부압박질식사였다. 심씨가 손발을 묶을 때 사용하는 끈(케이블 타이)과 시신을 옮길 때 사용한 마대자루를 사전에 준비한 것도 경찰이 심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본 이유다. 실제 A씨는 이 끈으로 손과 발이 묶인 채 마대자루에 담겨 시신으로 발견됐다.
 
심천우는 경찰이 골프와 가족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달랜 뒤 공범 진술이나 증거물을 제시하자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진 4일 오후 6시 이후 4시간만인 이날 오후 10시쯤 울먹이면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살해 사실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적 관심이 너무 많은 게 부담이 돼 적당한 시기에 자백하려 했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빚이 있고 생활비가 없어 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 몇 개월 전부터 돈 많은 사람을 납치해 돈을 뺏으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자백했다. 또 “캐디 경험을 토대로 골프연습장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으며 A 씨를 살해한 뒤 순간 너무 겁이 나 시신을 마대자루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심씨는 이밖에 “형량이 얼마나 되겠느냐”, “피해자가 돈이 많은 줄 알았는데 납치한 날은 별로 없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사회 분위기는 어떠냐. 사회적 지탄을 많이 받는데 계속 범행을 부인하면 나쁜 X 되는 게 아니냐”, “계획대로 완벽하게 범행을 하려 했으나 실제로 실행하니 무서웠다” 같은 진술도 했다고 한다.
 
심씨는 고교를 중퇴한 뒤 10여년 전 이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경찰은 심씨가 골프장 캐디 생활을 할 때 평상시 다른 골프장 직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갑자기 화를 내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2000여만원대의 빚에 시달리고 있던 심씨가 돈을 목적으로 다른 공범 2명을 끌어들인 후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씨 등이 A씨에게서 빼앗은 금품이 420여만원에 지나지 않고, A씨 유가족 등에게 추가로 돈을 요구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심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의혹이 대부분 해소된 셈이다. 
심천우 일당의 A씨 살해 후 도주 경로. [사진 연합뉴스]

심천우 일당의 A씨 살해 후 도주 경로. [사진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심씨가 살해 혐의를 인정하고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가지 사안들이 심씨 진술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가로 여죄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심씨와 강씨는 5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이날 오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