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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북 미사일 '진짜 ICBM' 맞다" 공식 확인

중앙일보 2017.07.05 07:08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북한이 4일 쏘아올린 '화성-14형'이 '진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맞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사일 발사 21시간만인 4일 오후(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글로벌한 위협을 중단시키기 위해 글로벌한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 북한의 책임을 묻는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와이는 못 쳐도 알래스카는 사정권"
태평양사령관 "오늘 밤 싸울 준비 해야"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미사일 전문가들이 북한이 ICBM 개발에 성공했다는 데 대체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CNN 등도 미사일 정보에 정통한 정부 관료에 따르면 미군도 북한의 발사체가 '아마도(probable)' ICBM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쏜 게 중거리 미사일이라고 본 미군의 발사 초기의 분석에서, ICBM에 대한 '높은 확신(high confidence)'으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ICBM 보유 여부를 판단할 때 핵심은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다. 먼저 사거리의 경우 북한은 이날 보도를 통해 “시험 발사는 최대 고각 발사방식으로 진행됐다”며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정점(최고) 고도 2802㎞까지 상승하여 933㎞의 거리를 비행해 발사에 대성공했다”고 말했다. 
북한 화성-14형

북한 화성-14형

 
WP는 미국 전 정부 관료와 분석가들에 따르면, 화성-14형을 보다 일반적인 궤도로 쏘았다면 최소 6400㎞는 가뿐히 넘을 수 있었고 알래스카까지 사정권에 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사정거리 5500㎞를 넘어서면 ICBM이라고 본다.
 
비확산연구센터의 동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프리 루이스는 "이것은 엄청난 일이다. '일종의 ICBM'이 아니라 'ICBM'이다"라면서 "이것이 최대 범위가 될 거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사정거리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절머리나는 소비에트 엔진의 복제품이 아니라 진짜다"라면서 "북한이 3월 18일 처음으로 엔진을 공개했을 때 '세계가 곧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이제 그들이 기본 엔진 디자인을 채택하고 ICBM에서 실행되는 걸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화성 14호 발사 승인 문서 사진. "당중앙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고 적혀 있다.[조선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화성 14호 발사 승인 문서 사진. "당중앙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고 적혀 있다.[조선중앙TV 화면]

데이비드 라이트 '걱정하는 과학자 연합' 수석 과학 역시 화성-14형의 성능이 예비 추정치를 기준으로 직선거리 6600㎞를 넘었다며 "하와이나 큰 섬에 도달하기엔 충분하지 않지만 알래스카 전역에는 도달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ICBM 개발 성공은 전세계 전문가들이 예측한 것보다 더 일찍 이뤄졌다.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차관보였던 빅터 차는 "지난 5년간 탄도 미사일 개발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획기적이었다"면서 "그들(북한)의 능력은 일관되게 우리의 기대치를 초과했다"고 WP에 말했다.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7월 4일 평북 방현인근 화성 14호 미사일 발사[조선중앙TV]

 
다만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능력을 선보였다 하더라도, 알래스카 서부를 겨냥해 미사일을 즉시 발사할 것으로 보지는 않으며,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소형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CNN은 전했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관해서는 얼마간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태평양사령부는 오늘 밤 싸울 준비를 해야만 한다"면서 북한의 소형 핵탄두 개발 주장이 "진실이라고" 가정할 수박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와 관련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이르면 5일께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주요 국가 외무장관들도 긴급 성명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이번주 독일에서 열리는 G20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미사일이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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