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모양 핵탄두 기폭장치 사진
지난해 공개했지만 모형 논란
전문가 “북한 ICBM용 핵탄두
무게 500~600㎏ 수준인 듯”
정보당국도 소형화 진전 판단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자세제어, 유도조종 등 ICBM에 필요한 기초 기술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다. 북한은 두 기술에 대해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소재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개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 5월 14일 발사한 화성-12형은 발사 순간부터 동해상의 목표 수역에 떨어지기까지 탄두부에 내장된 텔레메트리(원격 측정장비)가 속도·압력·온도 등 각종 데이터를 지상 관제센터에 지속적으로 보낸 것이 확인됐다(본지 5월 17일자 1, 4면). 중거리미사일(IRBM)급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췄다는 뜻이다.
지난 5월 21일 발사한 북극성-2형은 대기권에서 지구 영상을 촬영하면서 방향을 여러 번 바꿨다. 탄두부가 대기권에 재진입하기 전에 목표에 명중할 수 있도록 자세를 조종하는 기술을 테스트한 것이었다.
북한은 또 ICBM 탄두부에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했다고 주장했다. ICBM 탄두부에 들어가는 핵탄두 중량은 통상 600㎏을 넘지 않는다. 북한은 지난해 3월 9일 ICBM급인 화성-13형(KN-08)의 탄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 ‘구(球)형 핵탄두 기폭장치’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단순한 모형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북한이 ICBM 탑재용 핵탄두 소형화에 어느 정도 다가섰다는 게 한·미 정보 당국의 평가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용으로 표준화한 핵탄두 무게가 500∼600㎏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