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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시대정신이 바라는 것 성찰할 것”

중앙일보 2017.07.05 01:34 종합 10면 지면보기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로 첫 출근을 했다. 문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현재까지 논의가 이뤄진 경위와 발단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춘식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4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로 첫 출근을 했다. 문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현재까지 논의가 이뤄진 경위와 발단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춘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가 추천한 4명의 검찰총장 후보 중 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 카드를 선택했다. 전직 검찰 간부(소병철 변호사)나 여성(조희진 검사장) 등의 파격 인사를 피하고 공안통(오세인 광주고검장)보다는 특수수사에 밝은 문 후보자를 골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검사생활 동안 정치적 외풍에 특별히 흔들린 적이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수사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획과 공안업무 등을 두루 거쳐 검찰업무에 정통한 데다 업무 조정 능력이 뛰어나 조직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법무장관 후보자 이어 호남 출신
총리·교육장관 등과 광주일고 동문
청와대 “정치 외풍 흔들린 적 없어”

윤석열과는 ‘변양균’ 수사 때 호흡
‘정치검찰’ 오명 벗을 조직개혁 숙제

문 후보자는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면 김종빈 전 총장 이후 12년 만에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된다. 전남 무안 출신인 박상기 연세대 교수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비호남 출신이 검찰총장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과거 관행이 적용되지 않았다.
 
문 후보자는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힌다. 대검찰청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치며 굵직한 사건을 처리했다. 강단과 섬세함을 동시에 보여 주는 수사를 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1994년 전주지검 남원지청 재직 때 수사한 ‘지존파 사건’은 아직까지도 검찰 수사의 교본으로 불린다. 경찰의 허술한 초동수사 뒤 재수사를 지휘하며 단순 추락사로 보였던 변사체에서 살해 흔적을 찾았다. 이를 단서로 전국을 뒤흔든 ‘지존파’ 일당의 범죄행각을 밝혀냈다.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에 참여해 최도술 당시 총무비서관을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08년) 때에는 이른바 ‘BBK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주가 조작 및 사문서 위조, ‘기획입국설’ 의혹을 수사했다. 2015년엔 ‘성완종 리스트’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당시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기소했다.
 
이번 정부에서 파격적으로 임명된 윤석열(56·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춰 일한 적도 있다. 문 후보자는 2007년 대검 중수1과장 시절에 서울서부지검으로 파견돼 ‘신정아 게이트’ 수사를 맡았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루된 민감한 사건이었다. 대검 연구관이었던 윤 지검장도 이 수사에 투입됐다. 검찰 관계자는 “서부지검이 청구한 수사 대상자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자 정상명 당시 검찰총장이 문 후보자를 보내 사실상 지휘를 하도록 했다. 무리 없이 수사를 마무리해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현직 검찰 선후배들은 “온화하지만 깐깐하고 원리·원칙을 지키는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전직 검찰 고위 간부는 “(문 후보자는) 수사 중 어떤 여론이나 정치 풍향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원칙대로 처리해 왔다. 성완종 리스트나 신정아씨 사건 등에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이 같은 그의 성향 때문이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을 비롯한 특정 인물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적이 없다.
 
문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된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본격화될 검찰 개혁의 대상이자 주체라는 이중적 입장에 서기 때문이다. 이른바 ‘우병우 라인’과 관련해 지난 정부에서 검찰에 씌워진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조직에도 손을 대야 한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반발과 저항을 다독여야 한다. 그는 이날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과 형사사법 분야 종사자들이 생각하는 것, 시대정신이 바라는 것을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광주제일고 후배다. 현 정부 요직에 고교 동문 4명이 포진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는
▶1961년 광주광역시 출생 ▶광주제일고, 고려대 법대 졸업 ▶1986년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18기) ▶대검 중수1과장·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서울서부지검장·대전지검장 등 역임 ▶현 부산고검장(2015년 12월 임명)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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