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취임 첫 상·하원 합동 국정연설을 하기 위해 파리 외곽 베르사이유 궁으로 들어서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던 의회 정원 감축 의지를 밝혔다. 상·하원이 소집될 때 베르사유 궁을 이용하는 것은 1875년부터 내려온 프랑스의 전통이다. [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05/07b422a3-e21e-43b8-89fe-0e78dcfc8ab8.jpg)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취임 첫 상·하원 합동 국정연설을 하기 위해 파리 외곽 베르사이유 궁으로 들어서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던 의회 정원 감축 의지를 밝혔다. 상·하원이 소집될 때 베르사유 궁을 이용하는 것은 1875년부터 내려온 프랑스의 전통이다. [AFP=연합뉴스]
이례적 프랑스 상하원 합동 연설
“합의 안 되면 국민투표” 압박
야권선 “파라오 마크롱” 반발
국회의원들의 재임 중 범죄를 따로 다루는 특별법정 공화국법정(CJR)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공화국 법정은 판사 3명, 상·하원의원 12명이 재판관으로 구성돼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다. 의회 특권 내려놓기를 주문한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프랑스 대통령들은 주로 국가적 위기 상황이나 개헌이 필요할 때 상하원 합동연설을 이용했다. 전임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재정위기 때,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연쇄테러 이후 각각 한 차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바 있다.
마크롱에 권력이 쏠리는 데 대한 반발도 있었다. 강성 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을 고대 이집트의 전제군주에 빗대 ‘파라오 마크롱’이라고 비난하고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했고, 민주독립연합(UDI)과 공산당 등 소수정당들도 동참했다.
연설 타이밍도 절묘했다. 이날 연설은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의 의회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잡혔다. 총리 연설에 앞서 대통령이 김을 빼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필리프 총리는 “대통령이 프랑스의 방향을 설정하면 내각은 이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이 상하원 앞에서 직접 연설할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이전까지는 국회의원과 직접 논의하는 건 내각 책임자인 총리 몫이었다. 대통령은 총리에게 서면 메시지를 낭독하게 하는 방식으로만 양원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