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추락 계기로 본 약물의 덫
최고 자리 스트레스, 부상 고통에
환각성분 든 진통제 등 과다 복용
2010년 이어 또 중독 집중 치료
존슨, 3년 전 코카인 자격정지
올 마스터스 포기도 약물 관련설
매킬로이 “PGA 도핑 정책 허술”

우즈는 여러 차례 “한 번도 고통 없이 경기를 한 적이 없다”고 털어놓곤 했다. 우즈는 그래서 진통제도 먹는다. 그가 먹는 통증 치료제인 바이코딘(Vicodin)은 불법약은 아니지만 환각 성분이 포함돼 있다. 중독성도 있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에서 의사인 주인공은 통증 때문에 바이코딘을 매일 복용하다가 약에 중독이 된다.
우즈도 비슷한 경우로 보인다. 우즈는 2009년 11월엔 자동차로 집 앞 소화전을 들이받은 뒤 의식을 잃었다. 당시 우즈는 진통제와 수면제를 복용한 뒤 운전을 하다 잠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그의 섹스 스캔들이 드러나는 기폭제가 됐다. 우즈의 성 추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는 섹스 중독 치료 캠프에 들어가 집중치료를 받았다. 비밀리에 약물 중독 집중 치료도 받았다.
그러나 우즈가 약물 중독을 극복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이미 2010년에도 치료를 받았으나 해결하지 못했다. 고질적인 불면증과 통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약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비제이 싱, 더스틴 존슨, 타이거 우즈.
존슨은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또 다시 약물 복용 논란이 일었다. 존슨은 “대회 전날 계단에서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다”고 설명했다. 골프계에서는 그러나 약물로 인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언론은 그 근거로 ▶계단 세 개에서 미끄러졌다고 큰 부상을 당하지 않고 ▶선수들이 웬만한 부상에는 메이저 대회에 빠지지 않는데다 ▶존슨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하는 상승세였다는 점 등을 들었다. 뉴욕타임스가 “마약 복용과 관련한 징계는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존슨은 대응하지 않았다.
최근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골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는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약물 검사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며 PG투어의 허술한 도핑 정책을 비난했다.
비제이 싱(54·피지)은 금지 약물 성분이 있는 스프레이를 사용했다가 적발됐으나 이를 몰랐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됐다.
어니 엘스(47·남아공)는 “중요한 순간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심장병 약도 금지 약물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헨릭 스텐손(41·스웨덴)은 “골프 선수에게 필요한 약이란 길고 똑바르게 만들어 주는 비아그라 뿐”이라고 농담을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 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