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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영일만 친구 … 이승엽, 포항서 은퇴 여정 시작

중앙일보 2017.07.05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이승엽

이승엽

프로야구 삼성이 4일 ‘제2의 홈’인 포항구장에서 3연전을 시작했다. 포항에서 삼성은 통산 32승 10패로 성적이 좋다. 포항에서도 특히나 강한 선수가 ‘국민타자’ 이승엽(41)이다. 이승엽은 4일 롯데전 2회 투런포, 7회 솔로포를 날리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포항 37경기에서 홈런 15개를 기록했다. 포항에서 기록한 타율은 4할에 가깝다. 이승엽은 종종 “타격감이 떨어지면 포항에서 특타(특별타격훈련) 해야겠다”는 농담을 한다.
 

삼성, 올 시즌 마지막 포항 3연전
400호 홈런 등 인연 깊은 곳
축구도시에 야구 열기 불지펴
4일 롯데전서도 홈런 2방 날려

포항은 대표적인 축구 도시다. 1972년 창단한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는 포항의 간판구단이다. 83년 프로 출범 후 K리그에서 5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회 우승했다. 90년 한국 최초의 축구 전용구장이 들어선 곳도 포항이다.
 
이승엽은 그런 축구 도시 포항에 야구 열기를 불어넣은 주인공이다. 삼성은 2012년 7월 새로 개장한 포항구장에서 경기했다. 그 해는 일본에 진출했던 이승엽이 삼성에 복귀한 해다. 포항 시내 곳곳에 이승엽과 박찬호(당시 한화)의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시 포항 3연전 입장권은 20분 만에 매진됐다. 만원 관중석에선 ‘영일만 친구’가 울려 퍼졌다. 프로축구 포항 구단 관계자까지 “포항은 축구 도시인데, 야구 인기가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 솔직히 부럽다”고 푸념했다고 한다.
 
이승엽의 KBO리그 통산 400호 홈런이 터진 곳도 포항이다. 2015년 6월 3일 이승엽은 롯데 구승민을 상대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4~6일 3연전은 삼성의 올 시즌 마지막 포항경기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에게도 이번 3연전은 포항과의 ‘이별 여행’이다. 그를 기다리는 또 한 번의 ‘이별 여행’이 있다.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이승엽은 올스타 투표에서 드림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1위(104만3970표)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는 슈퍼스타들을 위한 ‘은퇴 투어’를 열어왔다.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의 고향 디트로이트는 양키스의 마지막 원정경기 때 타이거스타디움의 1·2번 좌석을 떼 지터에게 선물했다. 2013년 올스타전에서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가 등장하자 관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포항 3연전과 올스타전에 이승엽을 위한 별도 이벤트는 없다. 이승엽이 “행사를 최대한 줄여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마 시절부터 ‘수퍼스타’였던 최동원·선동열과 달리, 이승엽은 프로야구가 만든 최초의 ‘수퍼스타’이기 때문이다. 경북고 투수였던 그는 1995년 삼성 입단 후 타자로 변신했다. 베이브 루스의 홈런이 메이저리그 인기를 끌어올렸던 것처럼, 이승엽의 홈런은 한국 프로야구에 재미를 더했다. 이번 포항 3연전이나 올스타전이 아니라도 기억할 만한 ‘이별 여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귀 기울일 만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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