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20출국 하루전 미사일 도발에 문 대통령, NSC전체회의 주재…향후 대응은

중앙일보 2017.07.04 17:41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5~8일) 출국 하루전 북한의 미사일도발이란 악재를 만났다. 그것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초대형 도발이라 '한반도 운전자론'이 출발부터 흔들거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지하면 '조건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6·15제안'을 내놓은 이후 '북핵 동결-대화-북핵 폐기'라는 단계적 접근을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중 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28일)에선 “최소한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동결 정도는 약속을 해줘야 그 이후에 본격적인 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구상을 전개하기 위한 '한반도 주도권'을 인정받은 만큼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직전 북한이 찬물을 끼얹어버렸다. 
 일단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두번째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약 1시간동안 주재하면서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NSC회의전까지 4차례의 관련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NSC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무책임한 도발을 거듭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재확인한 양국의 견고한 연합방위태세와 긴밀한 대북공조를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그런뒤 “외교·안보부처는 미국 등 우방과 공조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 및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개적으로는 단호한 대응을 천명하긴 했으나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말 첩첩산중이다. 뭐라도 해보려고 한ㆍ미 정상회담도 치밀하게 계산해 준비하고 했는데 정작 북한이 이렇게 나오면...”이라며 큰 한숨을 쉬었다. 정부 당국자도 “이렇게 되면 우리가 아무리 좋은 대북 제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손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ICBM이면 대북 정책의 궤도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일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당국의 초기 판단으로는 이번 도발을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ICBM급 미사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며 “ICBM급일 경우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아직 북한이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다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한·미 정상이 협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지 알수 없다”며 “저는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선 북한의 대화 의지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북한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압박과 제재가 최고조로 가는 방향에서 출구가 필요한 지점 있을 것이고, 한ㆍ미간 합의한 평화 방식의 대화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악재를 만나긴 했으나 문 대통령은 독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합의한 북핵의 단계적 해법 모색을 계속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한편으로 G20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은 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