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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웅 북한 IOC위원, "남북단일팀 우스운 얘기"

중앙일보 2017.07.04 14:19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한국의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제안에 대해 '우스운 얘기'라고 일축했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4일 보도했다. 
장 위원은 지난 1일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이뤄진 이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남북 단일팀 문제가 많이 나오는데, 남북관계가 살얼음판을 기어가고 있는 형편에서 단일팀을 지금 어떻게 하느냐"며 "단일팀을 한다는 말 자체가 우습다"고 말했다.

한국 측 제안을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
스포츠 교류 주장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장 위원은 이번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의 한국 방문에 대해서도 "국제기구인 WTF과 ITF 사이에 2014년 8월에 이뤄진 거래에 따른 것"이라며 "남북간 스포츠 교류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장웅 위원은 또 스포츠 교류가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에 대해, "좋게 말하면 천진난만하고, 나쁘게 말하면 절망적"이라며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스포츠나 태권도가 어떻게 북남 스포츠 교류를 주도하고 물꼬를 트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남북계를 체육으로 푼다는 건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고 기대가 지나친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스포츠 교류 제안에 대해 "나는 정치인은 아니니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또 "단일팀 문제 많이 나오는데, 그 뒷얘기를 IOC위원들하고 2번 따로, 단독 토론하고 다 했다"며 "그 좋은 시절에도 공동행진 한번 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에 가서 김운용 선생(당시 IOC 부위원장)과 7번을 만나고 사마란치 (당시 IOC 위원장) 를 만나고 해서 성사를 시켰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9월 1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IOC 총회 개막식에서 IOC는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 남북한 동시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있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있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 같은 장 위원의 발언은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남북단일팀 구성 등에 협조해달라고 제안하기 이전에 나온 것이긴 하지만 한국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위원은 지난달 27일 세계태권도평화통일지원재단 주최 만찬에서도 남북 단일팀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며 "정치가 스포츠 위에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이번이 2007년 이후 10년 만에 남쪽을 찾았는데 북남 관계는 미국 때문에 얼어붙었고, 여기(한국)이 10년 간 보수 정권이 집권하는 바람에 더 얼어붙었음을 느꼈다"며 "예전에 좋았던 것을 10년 간 허비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은 "지난 10년 동안의 타성이 있는 데 (문재인 정권 출범) 한 두달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그걸 하겠느냐"며 남북이 다시 믿음을 갖고 대화를 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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