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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3억 적자 대구도시철도의 흑자 실험, 승객 늘리려 터닝메카드 열차까지 도입해 굴려

중앙일보 2017.07.04 14:12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캐릭터 열차.[사진 대구시]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캐릭터 열차.[사진 대구시]

지난달 9일부터 모노레일인 대구 도시철도 3호선에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 열차 한 대가 운행 중이다. 인기 만화 캐릭터인 '터닝메카드' '소피루비''헬로카봇' 등으로 내·외부를 치장한 열차다. 
 

20년 전 1997년 대구 도시철도 개통해
도시철도 교통 편리, 하지만 적자 눈덩이

2012년부터 5년간 5023억원 발생
"서비스 품질 올려 승객 더 늘려야"

캐릭터 열차 운행, 프랑스산 소모품 국산화 작업도
철도역과 연계한 올레길 발굴, 광고 유치 노력도

캐릭터 열차는 평일 14회, 주말 20회 대구 도심 곳곳을 달린다. 모노레일은 공중으로 열차다. 머리 위를 오가는 캐릭터 열차에 시선을 빼앗긴 아이들은 부모를 졸라서라도 한 번쯤 열차를 타본다. 열차 안은 부모 손을 잡은 아이들로 북적인다.  
 
대구도시철도공사 도시철도 3호선. 광고판 활용 모습. [중앙포토]

대구도시철도공사 도시철도 3호선. 광고판 활용 모습. [중앙포토]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는 '터닝메카드' 열차는 동심을 자극하는 홍보용 서비스가 아니다. 승객을 한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한 만성 적자 대구 도시철도의 흑자 전환 '몸부림'이다. 
 
 20년 전인 1997년 대구도시철도는 지하철 1호선을 처음 개통했다. 이후 2005년 지하철 2호선을 추가 개통했다. 2015년 모노레일로 3호선을 또 만들었다. 서문시장·달성공원 등 대구 도심 구석구석을 연결하면서 대구의 교통은 편리해졌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개통 모습. [사진 대구시]

대구 도시철도 1호선 개통 모습. [사진 대구시]

하지만 도시철도를 더 만들고, 운행하는 만큼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대구 도시철도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누적 당기 순손실, 즉 적자만 5023억원이 발생했다. 2012년 849억원이던 적자는 2013년 995억원을 늘었다. 2014년 895억원, 2015년 935억원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엔 1349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구 지하철 노선도

대구 지하철 노선도

같은 기간 승차 횟수로 집계한 승객 수도 크게 늘지 않았다. 2012년 1억2600만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했고 2013년·2014년 각각 1억3400만명, 2015년 1억5000만명, 지난해 1억6300만명으로 큰 증가세가 없다. 꽉 차서 운행되는 것보다 텅빈 채 운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승강장 전구를 절약형 전구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승강장 전구를 절약형 전구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익명을 원한 대구시 관계자는 "사실 출·퇴근 시간을 빼고 나면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적어 당초 예상했던 숫자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늘어난 도시철도 운행에 비해 타는 사람은 많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서비스 품질을 올려 시내버스나 택시, 자가용 대신 도시철도 더 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 열차 운행 같은 흑자 전환을 위한 몸부림이 본격화 된 배경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적자는 대구시가 세금으로 메꾼다. 대구시는 지난달 서울·광주·부산·대전 등 전국 6개 광역자치단체와 협의해 도시철도 적자 중 무임손실액에 대해 정부 지원을 공동 건의한 상태다. 대구 도시철도의 최근 5년간 누적 적자 5023억원 중 36%인 1831억원은 무임손실액이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무료로 도시철도를 이용해 발생한 공익적인 적자란 의미다.  
 
대구도시철도공사도 승객을 늘리기 위해 철도역과 연계한 도심 속 걷기코스 '그린 로드'(Green Road) 발굴, 캐릭터 열차 등 테마열차 임대 사업(전세버스와 유사한 임대 제도)을 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승강장 전구를 절약형 전구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승강장 전구를 절약형 전구로 교체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이른바 '자린고비' 작전도 한창이다. 대표적인 게 '에너지 5% 절감' 정책이다. 올 초부터 도시철도 역사 내 조명을 고효율 LED등으로 교체 중이다. 54개 역 대합실・터널 내 형광등 3만8000개를 연말까지 모두 LED로 바꾼다. 차량기지에 입고한 열차 전체 객실 실내등을 의무적으로 끄고 있고 터널 안 조명도 어둡게 조정하고 있다. 올 여름부터 직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전구처럼 자주 바꿔야 하는 열차 소모품도 비용 절감을 위한 국산화를 본격화했다. 대표적인 소모품이 전동차 신호회로기판(PCB)이다. 프랑스산이다. 이 제품을 2020년까지 1448장을 바꿔야 하는데, 프랑스산이 아니라 국산제품으로 전량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장붕익 대구도시철도공사 신호관리부장은 "1장에 394만원 정도하는 고가의 소모품이다. 국산화를 하면 1장에 153만원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대사업에도 열을 올린다. 열차 외부 광고 모집, 상인역·성당못역 등 역사 빈 공간에 광고판과 상가 유치 등이 도시철도공사의 자체 사업이다.  
 
김상준 대구시 철도기획담당은 "연 평균 1000억원 이상의 대구시 지원금이 들어가는 대구도시철도공사는 흑자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난해 12월 기존 성인 1200원인 도시철도 요금을 1400원으로 인상했지만 여전히 적자다. 승객 늘리기 방안, 예산 절감 방안을 지금보다 더 만들어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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