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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성시경’ 이어 등장한 ‘유시민’ 인사… ‘약발’ 먹힐까

중앙일보 2017.07.04 12:16
고소영, 성시경에 이은 유시민?
 

박근혜 '성시경', MB '고소영' '강부자'
야당, 문재인 정부 '유시민'이라고 공격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사실상 마지막 조각(組閣) 인선을 마친데 대해 4일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5대 인사 원칙이 사라진 캠프 출신의 보은 인사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시·민 ’(유명 대학·시민단체 출신·민주당 보은) 인사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초대 내각 인선을 마무리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운규(53)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61)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효성(66)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최종구(60)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초대 내각 인선을 마무리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운규(53)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61)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효성(66)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최종구(60)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진 청와대]

3일 임명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 3명은 모두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속했었다. 백 후보자는 대선을 앞둔 지난 4월 문재인 캠프의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에 합류해 에너지 분야의 정책자문을 했다. 박 후보자는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조직된 문 대통령의 정책자문그룹 ‘심천회’의 초기 멤버 출신이다. 이 후보자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선거대책위원회의 ‘집단지성센터’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에서 17개 부처 장관에 입각한 내각 구성원 중 11명이 이른바 'SKY'라 불리는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출신이었으며, 12명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6명은 민주당 출신 의원이었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서울대ㆍ민교협·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ㆍ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서울대ㆍ참여연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고려대·문 싱크탱크 부소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고려대·대선캠프 통합추진위 자문위원) 등도 '유시민' 인사로 분류될 수 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캠프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며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라는 그럴듯한 구호를 내세웠지만 결국 스스로 세운 인사 5대 원칙(위장전입·부동산투기·논문표절·병역면탈·탈세)도 지키지 못한 부실 검증, 코드 인사로 인사 참사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5대 인사 원칙은 어디로 가고 끝까지 ‘유시민’ 인사인가”라며 “국회 인사청문회는 참고용일 뿐이고 부실 후보자들은 임명을 강행하는 문재인 정권의 인사에 실망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 역시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무색케 하는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유시민 인사라는 지적은) 야당의 레토릭(말장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문제가 있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신랄하게 그 문제를 드러내 여론에 반영하고 임명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마지막 인사인 만큼 야당이 냉철하게 청문 준비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 시절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선을 두고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 박근혜 대통령 때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인사라고 비판했었다.
이명박 정부 초기(2008년) 내각에선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소망교회ㆍ영남)이, 2011년 개각 땐 권도엽ㆍ박재완ㆍ이채필(영남), 서규용(고려대), 유영숙(소망교회) 전 장관이 ‘고소영’ 인사로 논란을 빚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는 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성균관대ㆍ행정고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경기고ㆍ외무고시) 등이 ‘성시경’ 인사로 꼽혔다.
 
정치권에선 “‘유시민’ 인사 비판은 과거 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했던 전략을 현 야당이 따라하는 것”이란 이란 얘기가 나온다.  
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로 인선을 공격하는 건 대통령의 국정 전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프레이밍(Framing) 공격’의 전단계란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글자 풍자에 사용되는 유명인의 인지도는 국민들의 뇌리에 강렬한 각인효과를 부여한다”며 “인선 공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세글자 풍자가 비판에 어느정도 힘을 보탤 순 있겠지만 과거처럼 국정수행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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