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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 찾아가 '분풀이'…'데이트 살해'도 매년 46명

중앙일보 2017.07.04 09:37
[일러스트=송혜영]

[일러스트=송혜영]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30대 여성이 숨졌다.
범인은 피해 여성의 전 남자친구였다.

헤어지자는 말에 화나서 때리고, 목 조르고…
지난해 연인 간 폭력 입건 8367명

 
강모(33)씨는 다툼 끝에 헤어졌던 여자친구 이모(35·여)씨의 집에 찾아갔다. 이씨는 무단침입으로 강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무단침입 혐의 대신 '벌금 미납'을 이유로 강씨를 경찰서에 연행했다. 이씨의 집 등기부 등본에 강씨가 아직 동거인으로 등록된 상태였기 때문에 무단침입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강씨는 경찰서에서 미납 벌금을 납부하고 풀려난 뒤 곧장 다시 이씨의 집을 찾아갔다. 경찰이 "절대 이씨의 집으로 찾아가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 
 
강씨는 "할 말이 있다"는 핑계로 이씨를 주차장으로 불러냈고, 주차장에서 이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강씨는 주먹과 발에 맞고 쓰러진 이씨의 머리를 발로 밟았다. 강씨는 다친 이씨를 주차장에 둔 채 달아났다. 이씨는 숨졌고, 강씨는 이튿날 새벽 대구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별을 통보받은 남자친구가 살인범으로 돌변해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도 적지 않다.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에서 동갑내기 동거녀를 살해하고 교회 베란다에 시신을 버린 A(21)씨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두 달 동안 같이 산 여자친구 B(21·여)씨가 자주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데 화가 나 목 졸라 살해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연인 또는 연인이었던 사람에게 살해당한 사람은 233명에 달한다. 매년 46명이 숨진 셈이다. 
 
데이트 폭력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연인 간 폭력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8367명으로 2015년보다 8.8%(675명) 늘었다. 이 가운데 449명이 구속됐다. 연인을 살해하거나 살인 미수로 검거된 사람은 52명이었다. 
 
경찰은 데이트 폭력 사건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초 전국 경찰서에 '데이트폭력 근절 TF'를 구성하고, 112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코드를 신설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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