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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김기춘 징역 7년, 조윤선 징역 6년 구형

중앙일보 2017.07.04 01:30 종합 12면 지면보기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네 편, 내 편으로 갈라 나라를 분열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놓으려고 했다.”
 

특검 “대통령의 잘못에 동조
역사의 수레바퀴 되돌리려 해”
예술인 461명 민사재판도 열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3일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피고인들의 범죄 행위를 이렇게 규정했다. 특검팀은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6년을 구형했다.
 
이용복 특검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이들이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고 오히려 동조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내치고 국민의 입을 막는 데 앞장섰다”며 중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에게는 각각 징역 6년과 3년을,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에 대해서는 모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구형에 앞서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양석조 파견검사는 “대통령 비서실장 등 국가 최고 권력의 남용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사건이다”며 “배제 대상자는 사실상 1만여 명에 이르고, 이들은 생계와 직결되는 모든 보조금을 무조건 배제당했다”고 말했다.
 
19명의 변호인을 선임한 김 전 실장 측에선 이날 5명의 대표 변호사가 마지막 방어에 나섰다. 김경종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국회에서 ‘최순실 게이트’ 특검법을 만들 때 블랙리스트는 수사 대상이 아니었고, 김 전 실장과 최씨의 공모 관계도 끝내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을 고리로 하는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최후진술에서 “블랙리스트를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조 전 수석 측은 “특검팀도 결국 ‘당시 정무수석이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에 관여했을 것’이란 주장만 내놨을 뿐 증거로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특검팀이 공소장 내용을 일부 변경한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전 수석의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는 “결혼하면서 했던 다짐과 지켜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족함이 생각난다”며 “이제 운명과 재판 시스템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조 전 수석은 “사건이 다 끝난 뒤에도 블랙리스트 주범이라는 낙인은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며 “남은 인생도 문화 예술 애호가로 살아가는 게 꿈이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27일 오후 2시10분에 열린다.
 
◆블랙리스트 민사 소송도 시작=김 전 실장 측의 최후변론이 진행 중이던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의 다른 법정에서는 블랙리스트 예술인 461명이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 조 전 수석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지난 2월 “블랙리스트로 예술가들의 인격권과 양심·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1인당 1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는지, 어떤 종류인지, 피고인들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이 특정된 뒤에 이 재판을 진행하자”고 말했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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