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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갭(Gap) 투자

중앙일보 2017.07.04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작은 경우에 갭(Gap) 투자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갭투자는 말 그대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작은 차이(gap)를 이용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아파트 매매·전셋값 차 작으면
적은 돈 대출 받아 여러 채 구입
집값 떨어지면 큰 손실 나요

가령 5억원짜리 아파트가 있는데,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4억5000만원이라고 해보죠. 그렇다면 갭투자자는 5000만원만 수중에 있다면 전세를 끼고 이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새로 주인이 된 갭투자자는 전세계약 만료가 도래할 때 전세가를 올릴 수도 있고,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습니다.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의 상승률이 가파를수록 갭투자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보면 서울지역 평균 전세 가격은 지난해 4억2051만원이었습니다. 2014년 말 2억9368만원에서 1억2000만원 이상 뛴 셈입니다. 이에 따라 전세가율은 지난해 매매가격의 73%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 장기화도 갭투자를 부추겼습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었고, 최근 몇 년간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월세 수익보다는 매매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졌고,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억2~3억원만 있으면 집 10채는 살 수 있다’는 무용담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런 갭투자에는 최근 정부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난달 19일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 규제에 나서는 등 과열된 부동산 시장 진정시키기에 나선 것이지요.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지렛대로 삼기 때문에 DTI(총부채상환비율)이나 LTV(담보인정비율) 등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갭투자는 돈을 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경기가 위축되거나 집값이 떨어지면 투자자는 물론 세입자까지 막대한 손실을 봅니다. 투자금 이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원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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