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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보고 팍 쌔리삡니다 … 143전 144기 대니얼 강

중앙일보 2017.07.04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LPGA 첫 승 신고 … ‘홀인원 걸’ 대니얼 강
대니얼 강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있다. 대니얼 강은 US 여자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2연속 우승하는 등 대형 유망주였다. 유난히 가깝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데다 목과 손목 등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결국 LPGA 144경기 만에 우승했다. [USA투데이 연합]

대니얼 강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있다. 대니얼 강은 US 여자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2연속 우승하는 등 대형 유망주였다. 유난히 가깝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데다 목과 손목 등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결국 LPGA 144경기 만에 우승했다. [USA투데이 연합]

재미동포 대니얼 강(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 데뷔한 지 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올림피아필즈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시즌 두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 대니얼 강은 이날 정상에 오르면서 우승상금 52만5000달러(약 6억원)를 받았다. 대니얼 강은 오른손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지와 ‘아빠’라는 문신을 새겼다. 부산 출신 아버지의 기질을 이어받아 공격적인 플레이로 유명하다. 항상 핀을 직접 공략하는 스타일이어서 지난 2014년엔 한 시즌 동안 공식 대회에서 3개의 홀인원을 기록 했다. 
 

LPGA 메이저 퀸이 된 재미동포
부산 출신 아버지 닮아 성격 화끈
한국어 요청에 억센 사투리 대답
손가락에 ‘just be’ 문신 본 아빠
용이나 호랑이로 하라 하데예
4년 전 세상 떠나 우승 뒤 눈물 펑펑

대니얼 강(25).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재미동포 선수다. 유치원을 부산에서 다녔고 한국이름은 강효림이다. 양친이 한국인이지만 서구적인 눈매에 피부는 까무잡잡해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걸 분위기다.
 
대니얼 강은 3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 필즈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합계 13언더파로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대니얼 강은 LPGA투어 144번째 경기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첫 승이 메이저 대회다. 최운정(27·볼빅)이 합계 10언더파로 3위, 이미향(24·KB금융그룹)과 김세영(24·미래에셋)·양희영(28·PNS창호)이 9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유난히 아버지를 사랑했던 대니얼 강이 어머니와 포옹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난히 아버지를 사랑했던 대니얼 강이 어머니와 포옹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니얼 강은 1992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부산 출신인 아버지는 증권 관련 일을 했다. 대니얼 강은 이날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흘렸다. 암 투병 끝에 2013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화끈한 남자였다. 맞고 다니면 안된다고 딸이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시켰다. 그래서 대니얼 강은 7세 때 검은 띠를 땄다. 골프를 좋아하던 아버지는 대니얼 강의 오빠에게도 골프를 시켰다. 오빠인 알렉스 강(27)은 아시안 투어를 거쳐 현재 PGA 2부 투어에서 뛰고 있다. 2015년 대니얼 강을 만나 한국어로 인터뷰를 하자고 제안하자 그는 억센 부산 사투리로 대답했다.
 
“열두살 때 골프를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홀인원을 팍 해뻤다 아입니꺼. 186야드에서 3번 우드로 팍 쌔려서….”
 
대니얼 강은 화끈하다. 오빠는 머리가 좋아서 전략적으로 골프를 하지만 자신은 홀을 보고 그냥 지르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보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내 성격을 어쩌지 못해요. 핀을 보고 쏘면 보기도 하지만 버디도 많이 나오고, 가끔 홀인원도 하니까 크게 손해보는 건 없다 싶어요.”
 
그는 2010년 US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제시카 코다(미국)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듬해 US아마추어 챔피언십도 우승하면서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아버지가 가방을 메고 그를 도왔다. US아마추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었다. 한 번 더 우승했다면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3연속 우승 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2012 LPGA 투어에 입문했다. 2013년 대니얼 강은 본격적인 도약을 다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해 아버지의 뇌와 폐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 암과 투병하던 아버지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아빠는 항상 너만의 인생을 살라고 하셨어요.”
 
대니얼 강의 오른손 검지에 새겨진 ‘just be’ 문신. 손날 부분에는 살구색 한글로 ‘아빠’라고 새겼다. [성호준 기자]

대니얼 강의 오른손 검지에 새겨진‘just be’ 문신. 손날 부분에는 살구색한글로 ‘아빠’라고 새겼다. [성호준 기자]

대니얼 강의 오른손 검지에 새겨진 ‘just be’ 문신. 손날 부분에는 살구색 한글로 ‘아빠’라고 새겼다. [성호준 기자]

대니얼 강의 오른손 검지에 새겨진‘just be’ 문신. 손날 부분에는 살구색한글로 ‘아빠’라고 새겼다. [성호준 기자]

 
그래서 대니얼 강의 오른손 검지 손가락엔 ‘just be yourself(있는 그대로의 네가 되라)’ 의 약자인 ‘just be’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문신을 새긴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이왕 하려면 화끈하게 용이나 호랑이 문신을 크게 하고 다니지 그게 뭐냐’고 하데예. 그런데 진짜로 온 몸에 용문신을 하면 ‘문신녀’로 TV에 나올 것 같아서 안했어요.”
 
대니얼 강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손날 부분에 한글로 ‘아빠’ 라는 글씨를 새겼다. “사람들이 내 손을 잡으면 우리 아빠를 만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대니얼 강은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난 뒤 목과 손목·눈 부상으로 고전했다. 치료와 재활도 하고 있지만 대니얼 강은 “통증은 멘탈이다. 멘탈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강한 스타일이다. 우승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마음을 먹으면서 성적이 좋아졌고 이번에 우승했다. 대니얼 강은 “경기 내내 아버지가 함께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니얼 강은 …
 
생년월일 1992년 10월20일
출생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1m68㎝
출신학교 웨스트레이크 고교, 페퍼다인 대학
프로데뷔 2012년
별명 홀인원 걸(2014년 한 시즌 동안 3개의 홀인원 기록)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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